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KoVRA)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1회 VR·AR 글로벌 비대면 컨퍼런스 2020’이 20일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침체한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 전환 및 비대면 일상화 트렌드에 맞춰 다시금 주목받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산업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유망 분야를 발굴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창용 원장은 "코로나 19의 확산은 전에 없던 모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고 있고, 비대면의 일상화 시대를 열었다"라며 "현실의 경험을 디지털로 확장하고, 언택트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VR 및 AR 기술은 쇼핑, 제조, 의료, 국방, 교육 등 기존 산업 분야의 생산성을 증진하고, 서비스를 혁신해 세상을 바꾸는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VR 및 AR 기술이 5G와 AI(인공지능) 같은 첨단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향후 세계 총생산(GDP) 증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라며, 향후 관련 정책 수립 및 산업 성장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중요성 커진 AR/VR 산업
이어 진행된 기조연설에는 시장조사 전문 기업 디지캐피탈(Digi-capital)의 팀 머렐(Tim Merel) 대표와 MR(융합 현실) 분야 대표 학자인 데이비드 크럼(David M. Krum)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김정현 고려대 교수가 차례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그는 비대면 서비스와 원격 근무의 활성화로 당장은 AR/VR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모든 산업 분야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19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경제 침체와 기업들의 비용 절감, 투자 위축, 공급망 불안정, 일자리 감소 및 생계 불안정이 가속되어 AR/VR 산업의 미래 역시 덩달아 불투명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 시대 AR 부문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VR 역시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폭이 둔화할 것"이라며 "특히 소비 둔화와 투자 감소가 걱정되는 만큼, 관련 기업들도 무리하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는 지출을 줄이고 수익 창출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크럼 교수는 "코로나 시대 촉발되는 각종 문제는 한 종류의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VR/AR뿐 아니라 음성 및 영상 기술도 개선되어야 하고 로봇, 사물인터넷, 컴퓨터 과학, 기계공학,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심리학 등 다양한 기술과 지식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역사적으로 인류는 다양한 전염병을 겪어왔고, 이를 극복하며 기술과 문명의 발달을 거듭해왔다. 이번 코로나 19도 새로운 기회의 창출과 더불어 기술 산업 분야의 새로운 르네상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기조 강연자로 나선 김정현 고려대 교수는 ‘최신 VR·AR 기술 현황 및 향후 발전 전망’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기업 및 일반 소비자들의 VR/AR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부쩍 늘었지만,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당장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 과제가 산적한 ‘몰입감 향상’보다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용성 개선’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콘텐츠보다는 누구나 쉽게 간편하게 즐기고 제험할 수 있는 라이트한 실감형 콘텐츠 발굴이 시급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그간 VR/AR 기술은 대중화에 실패한 이후 전문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지만,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환경이 새로운 유인 요소로 떠올랐다"라며 "대중들이 생활 속에서 가볍고 손쉽게 AR/VR 접목 콘텐츠를 만날 수 있도록 ‘스낵형 콘텐츠’의 발굴과 육성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기조 강연 이후 세션에서는 어반베이스, 맥스트, 버넥트, 젠스템, 에이스카이, 테크빌교육, 서지컬마인드 등 VR, AR 분야별 유망 기업과 이혁수 수원대 교수, 신현덕 한성대 교수, 임현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 등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VR·AR 글로벌 비대면 컨퍼런스 2020은 20일부터 24일까지 총 5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 30분까지 KoVRA 유튜브 채널과 실시간 영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구르미를 통해 생중계하며, 행사 기간 내에는 언제든 재시청도 가능하다. 자세한 행사 일정은 KoVRA 홈페이지 내 컨퍼런스 안내 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