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포커스] EOS R5·Z5·A7S III, 하반기 디카 시장 관전 포인트

입력 2020.07.24 06:00

금요일마다 디지털 카메라·캠코더·렌즈·스마트폰 카메라 등 광학 업계 이슈를 집중 분석합니다. [편집자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모처럼 시끌벅적합니다. 캐논 EOS R5에 이어 소니 A7S III, 니콘 Z5 등 주요 제조사별 35㎜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이 발표된 덕분입니다. 신제품의 성능과 장점을 살펴보면 제조사가 어느 길을 바라보는지 분석할 수 있습니다.

캐논과 소니, 니콘이 하반기 35㎜ 미러리스 카메라 대전을 벌인다. / 차주경 기자
파나소닉과 펜탁스도 신제품 소식을 냈습니다. 2020년 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후지필름은 조용히 시장 흐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발을 뺀 올림푸스도 당분간은 영향력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차세대 UHD 동영상 시장 겨냥한 캐논과 소니, 니콘은 보급형 시장 공략

캐논과 소니는 차세대 UHD 동영상 시장을 겨냥합니다. 캐논 EOS R5는 8K UHD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가진 첫 35㎜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촬영 시간은 제한되지만, 8K UHD 시대를 연 역사적인 제품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사상 최초 동영상 DSLR 카메라로 찬사를 받은 니콘 D90은 소리 없이, 그것도 5분까지만 찍을 수 있었습니다.

소니는 역시 영민합니다. 8K UHD 동영상이 아닌, 현실적인 4K UHD 동영상 촬영 기능 강화에 집중합니다. 28일 등장 예정인 소니 A7S III는 4K UHD 120p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도의 열 관리 시스템을 탑재해 촬영 시간 제한도 없다고 합니다. 8K의 가능성보다는, 4K의 수요와 소비자 요구를 선택한 것입니다.

캐논 EOS R5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EOS R5와 소니 A7S III의 공통점은 35㎜ 고화질 이미지 센서, 고성능 자동 초점 등 기본 성능을 튼튼하게 유지한 채 ‘차세대 UHD 동영상 촬영 기능’까지 갖춘 점입니다. 이제 더이상 ‘사진만 잘 찍는 카메라’는 인기가 없습니다. 소비자는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도 잘 찍는 카메라를 원합니다.

이미지 센서 크기가 클 수록, 화소가 높을 수록 사진과 동영상 화질이 좋아집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편리하지만, 본체 크기가 작아 이미지 센서 크기와 화소수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캐논EOS R5와 소니 A7S III 등 35㎜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 점을 파고 듭니다.

최고 수준의 기계 성능, 고화질 사진·동영상 촬영 기능을 가진 35㎜ 미러리스 카메라는 UHD 동영상 시장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너끈히 물리칠 전망입니다. 고성능 UHD 동영상 촬영 기기를 찾는 하이 아마추어, 중소형 상업 동영상 소비자도 유인할 수 있습니다.

UHD 동영상 시대는 이제 막 문을 열 채비를 마쳤습니다. 블루 오션이 될 UHD 동영상 시장 패권을 두고 캐논과 소니는 저마다 날카롭게 칼을 벼리고 있습니다.

니콘 Z5 / 니콘이미징코리아
최근 힘이 많이 빠졌지만 니콘은 여전히 주요 광학 기업입니다. 니콘은 Z5로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노립니다. 본체와 표준 줌 렌즈 구성 가격이 북미 1699달러(203만원)입니다. 작은 돈은 아니지만 조금 무리하면 살 수 있는, 35㎜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가장 싼 가격입니다.

캐논, 소니가 첨단·고급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은 마당에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라니. 얼핏 니콘이 어리석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아주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보급형 제품의 수요는 언제나 많습니다. 소비재 시장은 보급형과 최고급형으로 양극화됩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일구고 이끈 것도 항상 최고급 플래그십 카메라, 그리고 보급형 카메라 두 제품군이었습니다.

CX 포맷과 키미션 시리즈, DL 시리즈 등 니콘의 야심작은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수익 악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등 악재가 겹쳐 니콘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니콘은 보급형 시장을 공략, 당장의 이익과 점유율 지키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래야 안방 점유율을 지키고, 나아가 벌어질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참가할 체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올림푸스는 주춤, 파나소닉·후지필름·펜탁스는 틈새 시장

캐논·소니·니콘 3강 외 다른 제조사는 어떨까요? 시장 점유율, 상표 인지도 면에서 밀리는 이 제조사들은 수요는 있지만, 제품은 모자란 ‘틈새 시장’을 집중 공략할 전망입니다.

올림푸스는 디지털 카메라 자체 개발·생산을 포기했습니다만, 당분간 OM-D 및 PEN 시리즈 미러리스 카메라의 명맥을 잇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제품 개발 소식도 전했는데요, 올림푸스는 이전처럼 ‘소형·경량’에 ‘초소형 망원, 고배율 줌’ 등 편의성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일 전망입니다. DSLR 카메라는 크고 무겁습니다. 35㎜ 미러리스 카메라는 광학 구조상 고배율 줌 렌즈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올림푸스가 노린 것이 이 틈새 시장입니다.

파나소닉도 캐논과 소니처럼 ‘동영상’ 촬영 기능, 그 중에서도 ‘브이로거’를 주목합니다. 7월에 브이로거 특화 미러리스 카메라 루믹스 G100을 선보입니다. 소니도 브이로거 특화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ZV-1을 출시했는데요, 파나소닉 루믹스 G100은 소니 ZV-1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지만, 기계 성능은 훨씬 우수합니다. 흔들림을 줄이고 촬영 안정성을 높일 전용 그립과 함께입니다.

펜탁스 APS-C 플래그십 DSLR 카메라 / 리코이미징 유튜브
리코이미징 펜탁스는 특이하게 ‘APS-C’ DSLR 카메라를 눈여겨봅니다. 펜탁스 브랜드는 SLR 카메라 사용자에게 익숙한, 추억의 상표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없는(펜탁스 Q, K-01 등은 예외) 펜탁스는 DSLR 카메라에 집중해야 하는데요, 캐논과 니콘이 점령한 35㎜ DSLR 카메라 시장을 피하고 틈새 시장인 APS-C DSLR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려는 모습입니다.

펜탁스 APS-C DSLR 카메라는 크고 선명한 광학식 뷰 파인더, 흔들림을 최소화한 미러·셔터 구조, 본체 윗면 커맨드 다이얼과 보조 모니터 등 DSLR 카메라 소비자를 매료할 만한 기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됩니다.

후지필름은 조용히 시장을 정찰하고 있습니다. 앞서 후지필름은 35㎜가 아닌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에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문도 마니아층이 두텁지만, 정작 제품 개수는 적은 틈새 시장입니다.

후지필름 GFX 시리즈의 가격은 기존 중형 디지털 카메라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만, 1억화소 이미지 센서와 4K UHD 동영상 촬영 기능(최신 모델 GFX100 기준)을 갖추는 등 성능은 되려 앞섭니다. 후속 모델을 기다리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2020년 초 APS-C 미러리스 및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신제품을 선보인 후지필름, 하반기 이후에는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합니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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