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마이크로소프트(MS)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소했다. MS가 공정한 경쟁을 해쳤다는 이유다. 업계는 협업 솔루션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에는 양사가 치열하게 다투는 사이 구글이 관련 시장에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최고경영자(CEO) / 슬랙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최고경영자(CEO) / 슬랙
최근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슬랙은 MS가 팀즈를 독립형 제품으로서 공정한 가격을 부과할 수 있도록 EU에 제소했다. 외신은 EU가 미국보다 반독점 행위에 엄격한 점이 슬랙이 EU에 먼저 제재를 요청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슬랙은 MS가 시장 지배적 위치를 악용해 워드와 엑셀 등이 포함된 오피스 제품군에 팀즈(Teams, 메신저 기반 협업 툴)를 묶어 팔았다고 주장한다. 또 팀즈를 패키지로 제공하면서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고 제거도 할 수 없도록 막았다고 지적했다.

슬랙은 MS가 자사 제품을 베꼈다는 주장도 더했다.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최고경영자(CEO)는 "MS가 시장 지배력이 높은 오피스 제품에 저급한 복제 개발 상품을 넣어 경쟁자를 죽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향후 검토를 거쳐 MS 정식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 구매와 사용에 있어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며 "EU 집행위원회가 요구할 추가 정보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슬랙의 MS 견제에 구글이 웃을까

업계는 MS 팀즈 급부상에 따른 슬랙의 견제라고 해석한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3월 팀즈 영상회의 사용 시간이 1000% 이상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MS는 최근 업데이트 기능도 선보이며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슬랙은 5월 MS 팀즈와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아마존과 협력을 밝히기도 했다. 슬랙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영상회의 서비스 차임(Chime) 기술을 활용하고 아마존은 전 직원에 슬랙 계정을 부여하는 게 골자다.

외신은 이같은 대결 구도에 구글까지 출사표를 내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이 협업 솔루션 정비를 속속 마치며 관련 시장 점유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4월 자사 협업 툴 지스위트(G Suite)에서 제공하던 영상회의 서비스 행아웃미트(Hangouts Meet) 명칭을 ‘구글미트’로 변경했다. 지스위트와 분리한 독립 서비스로 출시하기 위해서다. 지메일에서 바로 구글미트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해 협업 편의성을 높였다. 지스위트에 있던 메신저 서비스 행아웃챗(Chat)도 ‘구글챗'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슬랙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버지(theverge)는 "슬랙과 MS가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승자는 오히려 구글이 될 수 있다"며 "구글이 이메일과 채팅, 영상통화를 단일 환경에서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구성한다면 슬랙과 MS 팀즈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