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계한 웨이투빗 대표 인터뷰
게임 시작으로 위치정보·교육·핀테크로 블록체인 기술 확장
올해 하반기 게임 풍년…손익분기점 넘길 듯
연말 협력사와 NFT거래소 설립 추진

게임 산업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어려움을 호소하며 울상을 짓는 게임업체도 다수다. 외국산 게임 공세와 52시간 근로제, 셧다운제도 등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고 발전하면서 게임 업계는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템 거래가 왕성한 게임에 모든 재화 정보가 기록되는 블록체인이 더해지면 아이템 해킹 등 관련 문제가 해소될 수 있고 이는 다시 게임산업이 부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게임 머니로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종종 활용되다보니 사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 업계가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하는 이유다. 결국 해외로 떠나기로 마음먹은 게임 업체도 등장한다.

송계한 웨이투빗 대표/ IT조선 DB
송계한 웨이투빗 대표/ IT조선 DB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개발사 웨이투빗(WAY2BIT)이 눈길을 끈다.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 ‘버티기’를 시전하느라 매출 걱정이 산더미인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올해 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IT조선이 최근 분당 웨이투빗 사무실에서 송계한 웨이투빗 대표를 만난 이유다.

송 대표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프리챌과 한게임, NHN, 스마일게이트, 4:33 등 다양한 게임사를 거치면서 수 많은 게임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자 게임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연스레 웨이투빗을 창업하고 디지털 콘텐츠 특화 플랫폼 보라(BORA)를 시장에 선보였다.

설립 초기부터 여러 업체가 제휴사로 참여해 업계 기대를 모았다. 카카오게임즈와 두나무가 투자했고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공식 파트너로 계약했다. 웨이투빗이 발행하는 보라토큰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했다. 플랫폼 ‘보라’에는 게임사 네시삼십삼분(4:33)·액션스퀘어·팩토리얼 게임즈·썸에이지 등과 20여개가 넘는 다양한 서비스 파트너사가 함께 한다.

그는 또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 않았다. 블록체인 게임으로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시장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펼쳤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서 직접 활용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송 대표는 "블록체인 호황기만을 기다리면 안된다. 이룰 수 있는 게 없다. 서비스사는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새로운 게임 10여종을 출시할 예정이다"라며 "게임을 시작으로 블록체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위치정보와 교육, 핀테크, NFT(대체 불가능 토큰)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송계한 대표와 일문일답.

― 보라(BORA) 플랫폼 출시 1년이다. 어떤 변화가 있나.

"2019년 8월 플랫폼을 런칭하고 8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해외 유저가 현재 보라의 주요 고객이다. 규제 미비와 블록체인 게임에 제기되는 사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국내서는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어려운 건 유저는 해외에 있는데 게임 개발과 관련 마케팅은 국내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규모의 해외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가상자산 게임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국내외를 떠나 유저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은 아닌지.

"일반적으로는 맞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게임은 사용자가 즐기기에 편한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당장 회원가입도 귀찮은데 가상자산 지갑까지 만들고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유저 이탈이 시작된다. 또 가상자산을 게임에서 획득했는데 사용자 지갑에 30분 후에 입금되는 경우도 있다. 사용자 중 게임 머니가 바로 입금되지 않는 것을 눈감아 주면서 게임을 할 유저는 없다.

웨이투빗은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 블록체인 게임사와 다른 전략을 취했다. 기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과 블록체인 요소가 가미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구분했다.

모바일 앱 ‘보라 아일랜드’ 계정 ID를 사용하는 위드 보라(With BORA)는 기존 게임 개발사와 IP계약을 통한 일반 게임을 즐기도록 했다. 보라 토큰 서비스를 게임에 접목한 포 보라(For BORA)는 우리가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을 할 수 있다.

우리 플랫폼 안에서 일반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유저가 자연스럽게 가상자산에도 접근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 셈이다. 최근 기존 게임을 즐기던 사용자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의 멤버쉽 이관을 유도했는데, 활성 유저 기준 70%가 이동했다."

― 블록체인 게임 업체가 한국국토정보공사의 ‘블록체인 기반 LX 주소혁신 플랫폼 연구과제’에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도전 이유는

"블록체인 호황기만을 기다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룰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블록체인은 투기라는 오명을, 게임은 사행성이라고 지적을 받는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 속에서 직접 활용되고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번과 도로명으로 표기되는 집 주소를 노출하지 않아도 택배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시범용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고 더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프로젝트는 이용자에게 행복한·우리·집과 같은 여러 개 고유명사로 구성된 ‘안심 주소’를 부여하고, 이를 블록체인에 올려 배송에 관여된 사람만 실제 주소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웨이투빗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주소 정보 위변조 방지와 주소 조회 권한 제어 시스템을 개발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안심주소 서비스 예시 이미지/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안심주소 서비스 예시 이미지/한국국토정보공사
― 돌파구 마련 치고는 웨이투빗이 주력하는 블록체인 게임과 산업이 많이 다르다.

"웨이투빗은 게임만 하려고 만든 회사는 아니다. 향후 위치정보와 교육, 핀테크 영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위치정보 서비스 ‘인포시드’, 교육 컨설팅 서비스 ‘RS에듀’, 소셜 핀테크 서비스 ‘아임인’ 등과 협업하면서 기틀을 다지고 있다. 국책과제는 웨이투빗이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을 실시할 때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빠른 시간 내에 블록체인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유의미한 유저 수, 매출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은 게임이라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게임 이용자에게 간단하면서도 확실하게 신뢰를 줄 수 있다. 이용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여 게임사 입장에서 드는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협력사와 손잡고 올해 연말 안으로 NFT 거래소를 선보일 예정이다. NFT란 다른 토큰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가상자산이다. 사용자의 디지털 자산 소유권을 보장하는데 큰 구실을 한다. 게임 아이템 등을 암호화폐로 변환해 이를 다른 사용자와 실제 거래하면서 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

초기에는 보라 플랫폼에서만 작동되지만, 나중에는 협력사 플랫폼까지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NFT거래소가 다룰 수 있는 건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이다. 우선은 게임 아이템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일반 커뮤니티에서 아이템 거래를 하는 기존 게임 유저들에게 오아시스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기존 게임 유저는 아이템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래한다. 그러나 거래 과정이 전혀 투명하지 못하다보니 아이템은 건냈는데 돈을 못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NFT마켓은 이런 거래 투명성 부분을 확실하게 해소할 수 있다."

― 올해 목표는.

"게임 서비스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에서 성과를 낸 글로벌 게임 개발사와 협업 중인데, 유의미한 유저와 매출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유저와 매출을 기반으로 자생 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면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게임 외에도 교육과 핀테크 영역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하겠다. 국내 규제가 완화되면 그때부턴 해외에서 다진 체력을 국내에 쏟아부어 국내 유저들에게도 소개할 예정이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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