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제작하는 오디션 방송 ‘롤 더 넥스트’
전프로 출신 멘토 "e스포츠 생태계 발전에 도움 될 것"

롤에도 마치 ‘미스터트롯’ 같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오랫동안 e스포츠 선수로 활동했던 멘토 4명이 직접 참여자를 가르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차기 스타를 조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라이엇게임즈는 27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롤 더 넥스트(LoL THE NEXT)’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롤 더 넥스트는 팀배틀(MOBA)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진행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이다.

여지희 팀장은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대해 "2019년에는 LoL 10주년을, 2020년에는 이 게임의 e스포츠 10주년을 맞았다"며 "지난 10년간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가 다음 10년을 이끌 스타를 발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성승헌 캐스터, 허원석 선수, 이재완 선수, 김종인 선수, 장경환 선수, 여지희 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시영 기자
(왼쪽부터) 성승헌 캐스터, 허원석 선수, 이재완 선수, 김종인 선수, 장경환 선수, 여지희 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시영 기자
제작 발표회에는 성승헌 캐스터와 롤 더 넥스트의 멘토 4명, 여지희 팀장이 참여했다. 멘토는 LCK에서 활약했던 1세대 선수로 구성했다.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에서 수 차례 우승한 ‘울프’ 이재완 선수 ▲2018년 LCK 포스트 시즌 MVP를 차지한 ‘프레이’ 김종인 선수 ▲페이커의 라이벌로 꼽히는 ‘폰’ 허원석 선수 ▲화려한 플레이로 팀을 여러 차례 우승으로 이끈 ‘마린’ 장경환 선수가 멘토로 참여한다.

롤 더 넥스트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한 선수들은 이번 프로그램이 e스포츠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폰’ 허원석 선수는 "예능이라기보다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촬영에 임했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e스포츠 업계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지원자가 많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린’ 장경환 선수는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의 참여자가 모였다"며 "특히 몇 선수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정도의 잠재력을 보인 만큼 이번 프로그램이 LCK가 강해지는 데 좋은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린’ 장경환 선수 / 오시영 기자
‘마린’ 장경환 선수 / 오시영 기자
라이엇게임즈는 5월 말부터 다이아몬드1 등급이 넘는 행사 지원자를 모집해 6월초까지 지원자가 1000명쯤에 달했다. 이후 서류, 면접을 통해 100명을 선발하고 예선을 거쳐 총 40명이 본선에 합류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LoL 고수가 펼치는 대결, 피드백과 더불어 출연자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는다. 본선 참여자는 다양한 미션을 진행하고, 울프·폰, 마린·프레이 팀의 일원으로 선발됐다. 각 팀 멘토는 지원자를 계속 시험해 팀별로 5명씩만 남길 계획이다.

여지희 라이엇게임즈 한국 LoL 퍼블리싱 팀장은 각 팀에 5명씩 도전자가 총 10명 남았을 때, 이들은 LCK 리그의 상징인 종로 롤파크에서 게임으로 맞붙는다"며 "최종 우승을 차지한 팀은 총상금 5000만원과 라이엇게임즈가 제공하는 특별한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촬영은 반쯤 진행한 상태로, 2일 오후 3시 30분 LCK를 방영하는 모든 채널(유튜브, 트위치, 네이버, 아프리카 tv, 웨이브, 점프 VR)과 아프리카TV 케이블 채널에서 처음 방송한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마린’ 장경환 선수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기에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고, 프로그램의 취지도 좋아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지희 한국 LoL 퍼블리싱 팀장 / 오시영 기자
여지희 한국 LoL 퍼블리싱 팀장 / 오시영 기자
‘울프’ 이재완 선수는 "올해 은퇴하면서 내가 지닌 영향력으로 e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거나 우리가 기존에 모르던 아카데미, 일반인 선수도 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지희 팀장은 "어리고, 재미있는 이용자가 다수 도전해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예능과 같은 재미를 담으려 노력했다"며 "한편으로는 팀을 구성하고, 게임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는 e스포츠 현장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하는 기자단과 프로그램 관계자가 나눈 질문과 답변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라이엇게임즈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있나. 라이엇이 서비스하는 다른 게임도 롤 더 넥스트 형식으로 진행해볼 계획이 있나.

여지희 팀장 올해는 롤더넥스트에 집중할 계획이다. 2020년말 쯤에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 만들어볼 생각이 있다. 발로란트, TFT 등 다른 게임에 롤 더 넥스트 포맷을 적용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번 프로그램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것이니 만큼, 다른 게임은 프로리그를 성숙하게 키우는 것리 우선이라고 본다.

참여자를 향해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거나 참가자로 인해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여지희 팀장 참가자를 모으는 서류, 면접 과정에서 치명적인 이슈는 전부 걸렀다. 또한 차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을 관리할 수 있도록 나름의 장치를 마련해뒀다. 지원자가 상처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하겠다.

제작발표회. / 오시영 기자
제작발표회. / 오시영 기자
프로그램 형식 상 코로나19 팬데믹 현상 때문에 힘들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

여지희 팀장 롤 더 넥스트는 2019년부터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기획 단계에서는 3일 합숙 등 더 다양한 요소를 생각했는데 촬영 도중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파르나스타워, 롤파크, 다른 장소 한곳까지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 이에 더해 선수의 건강 상태를 철저히 관리하고, 위험이 있다면 돌려보내는 식으로 진행했다.

롤 더 넥스트를 2021년에도 만나볼 수 있나. 이번 프로그램에 해외 이용자도 참여했나.

여지희 팀장 2020년에 좋은 반응이 있다면 2021년에도 고려할 것 같다. 결국 시청자의 관심에 달렸다. 중국 플랫폼에서도 송출하고 싶다거나 차기 시즌 제작 관련해서 외부에서 문의가 벌써 들어오는 상황이다. 차기 시즌도 가능하다면 하고 싶다.

올해는 해외 이용자가 참여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참가 기준이 한국 서버 다이아몬드 1등급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렇듯, 만약 시즌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등장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춤이나 노래를 다루는데, 이 경우 3~5분이면 우승감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다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지희 팀장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는 결승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 내용을 다루지는 않을 계획이다. 대신 멘토가 계속 출연자를 살피며 어떤 습관, 실력을 지녔는지 등과 장점에 대해 알려준다. 최후 10인이 롤파크에서 겨룰 때는 게임 전체를 보여줄 예정이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