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폰 샤프·소니 추락' 삼성은 안되는데 화웨이·오포가 해낸 이유?

입력 2020.07.29 06:00

중국 제조사가 일본 자급제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했다. 판매량 1위 화웨이(Huawei)의 기세도 좋지만, 오포(Oppo)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18년 2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후 2년(2019년 11월 기준)만에 점유율 21.4%를 확보했다. 신제품을 뜸하게 내놓는 샤프, 소니 등 일본 제조사를 누르고 2~3위에 오를 정도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오포가 활약한다. / 차주경 기자
자급제 스마트폰을 포함해 일본 전자기기 시장은 갈라파고스(자국 제품만 고집, 세계 흐름에서 벗어나는 시장)로 꼽힌다. 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오포의 비결은 ‘시장 유행’을 읽고 ‘실속형’ 신제품을 ‘알맞은 시기에 대량 판매’한 것이다.

시장 유행 분석 후 중저가 제품 물량공세로 성공 이끌어

오포는 일본 시장 진출 시 첫 제품으로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 ‘R11s’를 선택했다. 이 제품은 2018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한 ‘AI 사진 보정’ 기능을 갖췄다. 사진 촬영을 즐기는 일본 소비자에게 ‘카메라 스마트폰 명가’라는 인식을 심기 적합한 스마트폰이었다.

멀티 카메라와 광학 줌이 각광 받자, 오포는 광학 10배 줌 렌즈·팝업(평소 본체에 숨겨져 있다가 사용할 때만 튀어나오는) 카메라를 탑재한 ‘레노10x줌’을 판매한다. 쿼드(4) 카메라 스마트폰 ‘A5 2020’, 슬라이딩 카메라를 탑재한 ‘파인드X’ 등 신제품도 속속 선보였다.

오포 A5 2020 / 오포
오포는 고급 스마트폰이 아닌 중저가, 실속형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삼았다. 베스트셀러 오포 ‘레노A’는 OLED와 방수, AI 카메라와 중고급 AP를 갖췄음에도 가격이 3만엔(34만원)쯤으로 쌌다. 쿼드 카메라와 5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가진 오포 A5 2020도 2만엔대(22만원) 저렴한 가격에 팔렸다.

물량 공세도 오포의 전략이다. 오포의 경쟁자, 샤프와 소니는 자급제 스마트폰 신제품을 연간 한두개만 판매한다. 오포는 일본 시장 진출 후 1년만에 스마트폰을 일곱개나 선보였다. 이어 7월에는 일본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 시장에도 진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딛은 오포 "다음엔 5G"

오포는 일본에서 검증한 성공 공식을 동남아시아 신흥 시장에 대입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조사 결과, 오포는 2019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나라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점유율 23.6%를 거둬 1위 삼성전자의 점유율 25.5%를 위협한다.

오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광풍도 견뎠다. 3~4월 일본 자급제 스마트폰 판매량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20% 이상 줄었다. 화웨이와 에이수스, 샤프 등 주요 제조사별 자급제 스마트폰 판매량도 27~42%쯤 줄었다. 오포는 도리어 판매량을 39.4% 늘렸다. 5월에는 샤프를 누르고 자급제 스마트폰 판매량 2위 자리를 굳혔다.

오포는 2020년 5G 스마트폰을 일본 시장에 출시, 성공 신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급제에서 이동통신사와의 협업으로 판매 통로를 넓히고, 중저가에 이어 최고급 스마트폰도 공급한다. 5G와 함께 스마트폰을 클라우드·엣지컴퓨팅 도구로 활용할 기술 연구·개발에도 나선다.

덩위첸 오포 일본 대표는 "고급 및 5G 스마트폰 출시, 오포 브랜드와 워런티 강화, 판로 확대 등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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