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8일 자체 개발한 5G 표준 규격 기반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이동통신 기술로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위치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공장(Model Factory) 제어 시연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스마트공장은 공급자 중심의 대량 생산에 적합한 일반 공장과 달리 고객맞춤형 제품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장이다. 특정 생산 라인에서 한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 중간 중간에 여러 생산 라인을 이동하거나 필요에 따라 생산 라인을 재조합하는 유연한 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을 상용화하려면 이동형 로봇이 생산 라인별 다변화된 공정을 돕거나 패널, 컨트롤러를 이용해 생산 라인을 변경하는 등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스마트공장의 요소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주로 유선 방식의 통신을 이용했다. 5G 이전 세대 무선 이동통신은 저지연, 초연결 등에서 부족한 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ETRI는 K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오픈오브젝트, 큐셀네트웍스, 클레버로직, 숭실대학교 등과 협력해 상용 하드웨어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공장을 만들었다. 5G 표준 규격에 따른 산업용 네트워크 테스트베드(단말, 기지국, 코어 장비, 엣지 컴퓨팅 서버 등)를 개발하고, 스마트공장에 우선 필요한 대표적인 IIoT 서비스를 선보였다.

연구진이 시연한 서비스는 ▲이동형 로봇의 실시간 제어 ▲휴대형 터치 패널을 이용한 생산 설비의 상태 감시 및 조작 ▲HMD등 휴대형 VR 장비를 이용한 공정 상황 감시 ▲유연하게 생산 라인을 변경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간 무선 통신 등이다.

기존에도 타 연구기관에서 스마트공장 요소를 시연하기 위해 5G를 활용한 사례는 있지만, 이번 시연은 ETRI 자체 기술로 개발한 5G 최고 성능 수준의 테스트베드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TRI는 2021년 말까지 차기 5G 표준 규격에 준용하도록 시스템을 향상시킨다. 대전 ETRI 연구실과 경산 스마트공장을 저지연, 고신뢰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주요 설비를 원격에서 실시간 관리하고 제어할 예정이다.

2022년 초에는 핀란드 오울루(Oulu) 대학과 경산 스마트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해외에서도 원격 관리와 제어가 가능한 서비스를 시연한다. ETRI는 오울루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일규 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자체 개발한 5G IIoT 시스템은 제조 산업 전반에 걸쳐 5G 스마트공장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