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이미지 깨겠다” 샤오미 총판 '韓 공략 강화' 선언

입력 2020.07.31 06:00

‘가성비'와 ‘대륙의 실수' 그리고 ‘중국산’이라는 말은 중국 IT기업 샤오미의 이름 앞에 흔히 달라붙는 수식어들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샤오미의 교두보 역할을 맡았는데, 이 회사는 최근 ‘중국산 스마트폰'의 이미지 개선을 예고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병길 한국테크놀로지 대표 / 류은주 기자
샤오미 총판권을 따낸 이병길 한국테크놀로지 대표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테크놀로지 본사에서 IT조선과 만나 샤오미 제품의 애프터서비스(AS) 개선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내 기업과 ‘경쟁'이 아닌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현재 사용 중인 ‘5G 스마트폰 미10라이트'와 집무실에 있는 ‘샤오미 무선 선풍기’를 직접 꺼내보이며 설명하는 등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중국 최대 TV업체 스카이워스 자회사에서 사장을 역임한 중국통이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컸다"며 "지금도 물론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기청정기와 미밴드 등 히트제품이 생겨나면서 브랜드 빌드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해외 제품인 만큼 서비스 개선의 숙제가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고, AS 가능한 곳은 23곳 밖에 없었다. 판매 접근성과 사후 서비스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한 시장의 파이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도 극복해야 한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만한 서비스와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샤오미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고, 삼성전자와의 직접 충돌을 피하는 등 상생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샤오미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성비 좋은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후 소비자에게 제품 선택의 권리를 넓혀주기 위한 것이다"며 "삼성 등 대기업은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샤오미는 대신 중저가 시장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A/S 관련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전 기종 2년 무상 A/S에 이어 ‘5G 스마트폰 미10 라이트’를 구매한 KT 고객은 전국 250개 KT 직영매장에서 불량 진단과 불량 확인서 발급, 택배 접수 서비스 등 8월 내 시작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며, 기존 SK네트웍스서비스와의 샤오미 공식 A/S지점 32곳을 통한 서비스와 GS25, CU 등 편의점을 활용한 A/S 택배 신청 서비스도 지속 제공한다.

쉽지 않은 진입장벽

하지만 소비자의 접근성 향상은 한국테크놀로지 앞에 놓여진 풀어야 할 숙제다.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오프라인 판매를 위한 거점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오프라인 판매와 관련한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대표는 이통3사 오프라인 매장이 샤오미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단히 뛰어다닌다. 중국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을 이통사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려는 첫 시도를 하는 셈이다.

그는 "보다 많은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체험을 하며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오프라인 판매에 사용할 POP 광고 등 준비는 다 돼 있는 상황이며, 일정을 확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통3사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LG유플러스가 샤오미 폰 판매를 시작할 경우 LG전자의 경쟁사 제품을 팔아주는 셈이 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이 대표가 거듭 ‘상생'이란 단어를 강조한 것은 LG유플러스가 가질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심 끝에 나온 말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시장의 파이를 뺏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샤오미 제품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려 한다"며 "올해 스마트폰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 건 것은 전체 라인업을 포함한 내용이고, 샤오미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1%도 안 될 정도로 미미하다"고 말했다.

샤오미 ‘미10 라이트 5G’ / 샤오미
한국에서 첫 보급형 5G 스마트폰을 선보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통3사의 기술 인증을 받기부터가 큰 벽이었다.

이 대표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통신망이 연동되는지 여러차례 확인해야 기술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정말 힘들었고 수백명의 인력을 투입했다"며 "5G 미10 라이트 스마트폰을 팔기 위해 통신사 인증을 받는 데만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사용자경험(UX)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키보드 자판이나 앱 등 한국산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샤오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을 했다"며 "비록 삼성페이는 안 되지만 ‘티머니'와 ‘패스앱' 등이 가능하게 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고 덧붙였다.

샤오미는 중저가 가전 시장 공략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서민들도 접근할 수 있는 중저가 시장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했으면 한다"며 "지금은 16종(스마트폰 포함)의 제품을 판매하는 중이지만 조만간 70종까지 제품 수를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제품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알고 있지만, 이번 출시한 스마트폰만 해도 부품의 70%는 미국산이며, 메인 부품은 한국 제조사가 만든 제품이다"며 "하반기에는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샤오미 제품을 알리고, 좀 더 편하게 샤오미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홈쇼핑과 렌털을 통한 가전제품 판매방식도 내부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제품의 단가가 낮다보니 홈쇼핑이나 렌털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렵다"며 "하지만 대량구매 수요도 있고, 유통 채널을 늘리기 위한 돌파구를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