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우버 연합 '택시사업' 사실상 백지화

입력 2020.07.31 06:00

SK텔레콤과 우버의 공동 택시사업이 물거품이 됐다.

31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우버가 플랫폼 택시 호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잡았던 손을 논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택시 시장을 독점한 카카오에 맞서기 위해 조인트벤처(합작회사) 설립에 나섰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사실상 협력을 포기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우버 로고/ 각사
SK텔레콤과 우버는 조인트벤처 설립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상호 지분 및 사업 방향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지지부진한 협상은 자연스레 없던일로 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공식 협상 라인은 끊어진지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실무자 간 가벼운 미팅이나 대화만 겨우 이어가는 수준이다"고 전했다.

SK텔레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모빌리티 사업을 총괄하는 이종호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단장은 6월 말 박정호 사장에게 우버와의 협력으로 파생하는 시너지 관련 사업전략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호 단장은 IT조선과 통화에서 "우버와 비밀유지협약(NDA)을 맺어 구체적인 상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알고 계신 정도(지지부진한 상황)일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양사간 협력이 추진되던 5월에도 실제 결실을 맺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플랫폼 택시 시장은 제도권 내에서 움직이는데, 카카오모빌리티처럼 시장을 선점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버는 4월 베이직 사업을 접은 타다처럼 규제로 인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접은 전력이 있다.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까지 출시했지만, 2019년 결국 사업을 중단했다. 플랫폼 택시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기엔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특히 모빌리티 사업 협력 과정에서 SK텔레콤과 우버 중 한 곳이 정체성을 버리고 종속되는 그림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5G 상용화 이후 여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각 분야 제휴 제안을 받는데, 우버와의 협력 추진도 그 중 하나였다"며 "조인트벤처 설립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척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11월 티맵택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후 1년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SK는 그룹차원에서 지주사인 SK㈜를 통해 쏘카에 누적 74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타다가 택시업계 반발로 성장 동력을 잃으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를 막는 데 실패했다.

이후 SK텔레콤과 카카오는 2019년 10월 30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제휴 초기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최근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분위기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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