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중국산 스마트폰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울상을 지은 반면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양사 모두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강화에 나선다.

2020년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원플러스가 1위, 삼성이 2위, 애플이 3위를 차지했다.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0년 2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원플러스가 1위, 삼성이 2위, 애플이 3위를 차지했다.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5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인도 시장과 북미 시장 실적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인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발 영향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부문 출하량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중국 기업 원플러스다. 양사 모두 29%에 이르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1%p 미만 차이로 삼성전자가 2위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인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2019년 4분기에 3위를 찍었는데, 단번에 1위에 오르는 성적을 냈다. 애플을 2위로 밀어낸 성과물이었다.

하지만 2분기엔 중국 제조사 원플러스가 '7T 시리즈’의 가격을 인하하고, 최신 플래그십 제품인 '원플러스8 시리즈 5G'를 선보이며 기세를 잡았다.

인도 프리미엄 시장은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하지만 주목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중국 제조사의 경쟁적인 진출이 두드러진다. 샤오미와 비보, 오포 등 여러 업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을 선보이며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비보의 5G 프리미엄 스마트폰 V19는 출시 첫 분기인 2분기에 두 번째로 많이 팔린 프리미엄 스마트폰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발 공세로 삼성전자의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LG전자는 북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발 수혜로 실적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해당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12.6%) 대비 1.3%p 오른 1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3.6%) 대비로는 0.3%p 늘어난 결과다.

LG전자의 실적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2분기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음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 업체의 부진이 있다. 화웨이와 ZTE, TCL,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 다수가 중저가 시장에서 실적 악화를 겪었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지속하면서 스마트폰이 간접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ZTE는 북미 시장 점유율이 10%에 달했지만 미중 간 갈등이 지속하자 1% 미만의 점유율을 보였다. TCL도 2분기 5.3%를 기록해 작년 동기(7.9%) 대비 2.6%p가 하락했다. 화웨이의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2%로 미미하다. 이 가운데 LG전자가 중국 제조사의 빈자리를 채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의 LG 벨벳 제품 / LG전자
LG전자의 LG 벨벳 제품 / LG전자
삼성·LG "신제품 출시로 하반기 글로벌 시장 실적 바라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반기에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5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플래그십 신제품인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플립2’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라인을 필두로 하반기 인도 프리미엄 시장을 포함,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일 열리는 언팩 행사는 어떤 신제품인지를 알리는 행사가 될 것이다"며 "국가별 출시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향후 확정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 중저가뿐 아니라 프리미엄 모델로 실적 확대를 노린다. LG전자는 최근 LG 벨벳 5G 모델을 북미 시장에 출시했다. LG전자가 북미 시장에 내놓는 첫 5G 스마트폰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대표 브랜드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판매 동력을 얻은 상황이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이같은 동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