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간 여·수신액 모두 증가
KT 대리점서 계좌 개설…BC카드 '페이북'서 잔액 조회
추가 유증 가능성 언급…"IPO는 아직"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을 완료하고 부활 신호탄을 쐈다. KT·BC카드 등 주주사와 협업해 최단 기간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케이뱅크가 정상 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이 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윤미혜 기자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이 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윤미혜 기자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은 4일 은행회관에서 케이뱅크가 자본확충 완료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예측이 어려운 마케팅 활동을 하기보다는 주주사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거두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KT·BC카드·우리은행·NH투자증권 등 주주사와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시장 의구심을 불식시키려 한다"며 "올해 독특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주주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라며 "주주사와 협업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케이뱅크 경쟁력을 키우는 열쇠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KT 대리점에서 QR코드로 계좌 개설

케이뱅크는 우선 주주사인 KT와 적극적으로 연계한다. KT 대리점을 케이뱅크 오프라인 홍보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고객 확보를 위한 통신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금주 내로 모든 KT대리점에 QR코드를 비치한다. 고객이 이를 찍으면 케이뱅크 계좌 개설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또 KT 고객이 케이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로 KT 통신 요금을 자동이체 납부하면 구간 별로 할인을 받도록 한다. 이를 알리기 위해 모든 KT 대리점에는 '통신비도 케이뱅크’라는 내용의 스티커(가칭)를 부착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KT 대리점을 케이뱅크의 오프라인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리점 직원이 케이뱅크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행위를 하면 안된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홍보물을 보고 가입을 선택하는 건 문제의 여지가 없지만 영업점 직원이 고객에게 케이뱅크 가입을 유도하고 가입을 도와주는건 철저히 금지된다.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인가 조건 중 하나가 통신 대리점을 통한 영업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KT 대리점을 활용해 직접 계좌 개설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의논이 필요하다.

이문환 은행장은 "케이뱅크 스티커는 계좌 가입을 안내하는 것일 뿐 영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다만 오프라인 허용 가능성을 따져보고 가능하다면 시스템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C카드 페이북에선 '계좌 조회·잔액 조회' 추진

1대 주주인 BC카드와 협력도 강화한다. BC카드는 자사 모바일플랫폼 '페이북'에서 케이뱅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한다. 그 동안은 페이북은 케이뱅크 체크카드 결제서비스만 제공했다. 업그레이드 하면 계좌 조회나 잔액 조회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페이북은 케이뱅크의 '모바일 지점' 컨셉으로 활용한다"며 "체크카드 결제 외에도 잔액조회나 계좌 조회 등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또 BC카드와 협력해 하반기 내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한다. 여신 포트폴리오도 다양화 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한다는 건 통신데이터와 연계하겠다는 의미다"라며 "BC카드 가맹점 정보도 신용평가모델에 연계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BC카드 가맹점은 대부분 소상공인으로 300만명 정도다"라며 "이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와 연계한 제휴 적금 상품도 출시한다.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케이뱅크 예적금 우대금리를 높여주는 식이다. NH투자증권은 계좌를 연결해 투자까지 가능한 상품을 개발한다. 다만 투자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내년쯤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NH투자증권과 여러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며 "개발에 시간이 덜 소요되는 계좌 연결 형태부터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유상증자 계획 더 있다"…2022년 흑자 전환 목표

이날 이 행장은 추가 유상증자 필요성도 언급했다.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그는 "한 두 차례 증자가 더 필요하다"며 "최소 자본금 규모를 1조4000억원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2022~2023년에는 케이뱅크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그 이후 기업공개(IPO)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여·수신 금액이 모두 증가해 정상화에 한발짝 다가선 모습이다. 케이뱅크 7월 수신 잔액은 전월 대비 약 4800억원 늘었다. 여신 잔액은 상품 출시 약 보름 만에 1700억원 늘었다.

이 은행장은 "하반기 영업을 본격화해 주요 지표를 현재 두 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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