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여름 휴가 트렌드가 ‘홈캉스’와 ‘차박’, ‘나홀로 캠핑’으로 바뀌었다. 휴가를 집에서 보내거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가족단위로 휴가를 보내려는 수요가 높아졌다. 휴가 트렌드 변화는 ‘밀키트’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구이용 육류 중심 밀키트 소비가 크게 늘었다.

인파가 붐비는 곳을 피해 한산한 휴가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차박(차+숙박)’ 관련 용품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SSG닷컴이 6월 1일부터 7월 27일까지 2개월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캠핑 관련 용품 매출은 직전 2개월 대비 50% 증가했다. 차량 트렁크와 연결할 수 있는 ‘도킹텐트’와 ‘에어매트’는 각각 664%와 90%, ‘아이스박스’류는 10배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차박용 웨스턴 소울 텐트 / 롯데백화점
차박용 웨스턴 소울 텐트 / 롯데백화점
유통업계에 따르면 자가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차박’은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캠핑장을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기동성이 좋아 간편하다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차박 캠핑과 관련된 게시물이 10만개를 넘어섰다.

차박은 개인의 차량을 이동수단과 숙박수단으로 동시에 활용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새로운 여행문화로 1~2인 언택트 캠핑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바로 캠핑 장소가 될 수 있고, 자연 속으로 최대한 접근해 자동차로 자신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현대자동차와 차박텐트로 유명한 ‘웨스턴소울’과 함께 차박&캠핑 페어를 열었다. 이종성 롯데백화점 노원점 점장은 "최근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바캉스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차박과 캠핑은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 국내 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비대면 바캉스가 유행하면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콕’에 지쳐 혼자 산행, 캠핑을 떠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5월 한달 간 아웃도어 매출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최문열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최근 홈캥핌족, 혼산족 등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SSG닷컴에 따르면 나홀로 여행, 캠핑 수요가 늘면서 ‘백팩’ 상품 매출도 성장세를 보였다. SSG닷컴의 6월 1일~7월 27일 매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백팩 상품은 20%이상 매출 신장 추이를 보였다. 신학기 등 백팩 성수기인 2~3월과 비교해도 70%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여행용 캐리어도 용량이 ‘작을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단기간 여행에 적합한 24인치 이하 기내용 캐리어 매출은 128% 이상 늘었지만 장기간 여행에 필요한 28인치 이상 수화물용 캐리어는 30% 증가하는데 그쳤다.

‘차박’, ‘나홀로 캠핑’, ‘홈캉스’가 뜨면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조리법으로 구성된 ‘밀키트(Meal Kit)’ 판매도 두드러졌다.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육류 소비도 함께 늘었다. SSG닷컴에 따르면 6월 1일~7월 27일 육류 전체 매출은 직전 2개월 매출 대비 10%이상 늘었다. 등심·안심 등 구이용 육류 판매량은 20% 증가했다. 스테이크 밀키트 등 관련 상품 판매도 부쩍 뛰었다.

밀키트 제품은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1월~7월까지 밀키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했다. 가정간편식(HMR)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밀키트 상품은 2019년에도 2018년 대비 440% 매출이 증가했다.

인기 밀키트 상품은 ‘소고기 밀푀유나베’다. 1월~7월 5만개를 판매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같은 기간 ‘블랙라벨 스테이크’ 역시 4만5000개가 판매됐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