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성시대다. KOTRA는 2016년 2000억원이던 한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영상 창작자(유튜버)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제품을 광고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체들이 다양한 ‘금손(손재주가 특별히 뛰어난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 영상 창작자와 손잡고 독특한 게임 광고를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는 물론, 게임을 즐기지 않던 이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은월검 카트를 탄 다오 모형(왼쪽), 연습카트를 탄 배찌 모형 / 사나고 유튜브
은월검 카트를 탄 다오 모형(왼쪽), 연습카트를 탄 배찌 모형 / 사나고 유튜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변도였던 모바일게임 시장에 캐주얼게임 열풍을 일으킨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대표적이다. 넥슨은 5월 게임 출시, 7월 ‘도검’ 콘텐츠 추가를 기념해 영상 창작자 ‘사나고’와 손잡고 영상을 제작했다.

사나고는 3D펜을 활용해 다양하고 기발한 물건을 만드는 영상 창작자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264만명에 이른다. 3D펜은 3D프린터에서 전동장치 보드 등을 제거하고 노즐, 모터만으로 작동하도록 만든 기기다. 펜처럼 필라멘트를 그려서 원하는 물체를 만들 수 있다.

영상에서 사나고는 게임 캐릭터 ‘배찌’가 탑승한 연습 카트, 캐릭터 ‘다오’가 탑승한 은월검 카트를 만들었다. 두 작품은 실제로 주행하거나 날 수 있다. 넥슨은 연습카트 등 모형 제작에 필요한 카트 리소스를 사나고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도왔다.

넥슨 측은 "게임을 평소에 즐기지 않던 이용자에게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영상 제작을 의뢰했다"며 "내부에서도 협업 영상을 즐겁게 시청했고 영상 조회수, 댓글 반응이 좋아 도검 카트 관련 협업도 이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긱블이 슈퍼탱크블리츠의 탱크를 만든 모습 / 긱블 유튜브
긱블이 슈퍼탱크블리츠의 탱크를 만든 모습 / 긱블 유튜브
스마일게이트는 7월 23일 출시한 신작 샌드박스 게임 슈퍼탱크블리츠를 홍보하기 위해 영상 창작자 집단 긱블과 손잡았다. 긱블은 과학·공학 콘텐츠 채널이다. 영화나 게임에 등장하는 물건을 실제로 만드는 콘텐츠를 주로 선보인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57만5000명쯤 된다.

영상에서 긱블 구성원은 슈퍼탱크블리츠에 등장하는 탱크를 실물 크기로 직접 만들었다. 탱크에 사람이 탑승해 직접 조종하고 운행하는 것은 물론, 게임과 마찬가지로 대포를 발사할 수도 있게 만들었다. 긱블은 탱크를 활용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경주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최근 인플루언서 협업이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 잡아 캐주얼게임뿐 아니라 폭넓은 장르에서 진행하는 추세"라며 "특히 ‘보는 게임’을 즐기러 영상 플랫폼을 방문한 게임 이용자에 더해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영상 플랫폼 이용자에게까지 자연스럽게 게임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각 영상 창작자마다 방송 스타일과 콘텐츠의 장점이 다르므로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특히 영상 창작자 고유의 성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게임 특징을 콘텐츠에 잘 녹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