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X 사업 호조에도 이통3사 중 유일하게 매출 감소

KT의 2020년 2분기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반기 설비투자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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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020년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 5조8765억원, 영업이익 3418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KT는 B2B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작년 2분기와 비슷한 서비스 수익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 영향으로 단말 수익이 줄고 카드·호텔 등 일부 그룹사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AI/DX 사업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

이번 분기에는 B2B 실적이 두드러졌다. KT 별도 기준 B2B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매출이 성장하고, 지역화폐 발행량 증가에 따른 블록체인 매출이 성장하면서 AI/DX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하며 KT 주요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KT는 산∙학∙연 협의체 ‘AI 원팀’을 통해 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하고, 디지털 뉴딜사업에 대응해 B2B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KT 별도 기준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무선사업 매출은 5G 가입자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2분기 5G 누적 가입자는 224만명으로 KT 후불 휴대폰 가입자 대비 16%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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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5G 신규 가입자의 60%이상이 기본료 월 9만원인 ‘슈퍼플랜 Plus 요금제’에 가입하며 질적 성장을 견인했다. 사물인터넷(IoT) 사업도 호조를 보이며 2분기 MNO 가입자는 29만5000명 늘어나면서 2018년 1분기 이후 최대 순증 규모를 기록했다.

매출 효자였던 IPTV의 배신…그룹사도 ‘암울'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7.0% 감소했다. 1위 서비스인 IPTV는 1분기보다 2배 가까운 13만7000명이 새로 가입하며 누적 가입자 856만명을 달성했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에도 전년 대비 홈쇼핑송출 수수료 협상이 지연되며 IPTV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룹사 실적은 코로나 이슈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BC카드 매출은 해외 카드 매입액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위성 전용 고가상품 가입자가 늘면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매출도 호텔 이용객이 줄어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콘텐츠 사업 매출은 T커머스 사업 호조에도 광고 매출 감소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KT는 비통신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다. 우선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마무리하고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을 곧 개시할 예정이다.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맺은 현대 로보틱스와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시장 적극 공략에 나선다.

KT는 미디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헬로비전을 인수하고, 최근 글로벌 스트리밍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제휴도 추진했다. 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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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KT 2분기 CAPEX는 5568억원으로, 상반기 9673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집행한 1조3541억원보다 28.5% 줄어든 규모다.

윤경근 KT CFO 재무실장은 "KT는 코로나19 장기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선, 미디어, B2B 등 핵심 사업에서 성장하고 효율적인 경영 활동으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5G, B2B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 가능한 체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사회적으로 KT의 네트워크 서비스와 디지털 역량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