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나란히 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
하반기 B2B 시장 공략 본격화
2분기 누적 5G 가입자 738만명

이통3사가 2분기 코로나19를 뚫고 영업이익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고가 요금제를 쓰는 5G 가입자 증가와 기업간거래(B2B) 매출 등이 상승한 덕분이다.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인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7일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9.2% 늘어난 23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연속 이통3사 중 가장 높은 이익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이날 KT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의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11.4% 증가한 3595억원이다.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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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은 하반기에도 디지털 전환 확산, 5세대(5G)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시장 활성화 등으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통3사 B2B 동반 상승

이통사들은 상반기 B2B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인했다. KT의 사업 중 2분기 최고 매출성장률을 달성한 부문은 바로 AI/DX사업이다. 전년동기대비 16%의 매출 성장률을 올리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KT는 하반기 클라우드 등 핵심 인프라에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솔루션을 결합한 AIDX플랫폼(가칭)을 완성하는 등 기업 고객 유치에 나선다.

기업 전용 5G 망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는 "기존 기업전용 LTE 고객 중 5G 기업전용망으로 전환을 희망하는 고객들 늘고 있다"며 "고객 수요 맞춰 기업전용 5G 엣지클라우드, 5G 오피스 등 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기업인프라 사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2분기 IDC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21.6% 상승한 630억원이다.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기획담당은 "하반기와 내년 초에도 당분간 매출성장 주력은 IDC와 전용회선이 될 것이다"며 "최근 스마트팩토리 등 5G B2B 영역에서 유스케이스를 넘어 매출과 수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의 통합망 구축과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라 기업인프라 사업의 견고한 성장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5G망과 결합한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B2B 사업을 확대한다. 윤풍영 SK텔레콤 CFO는 "국내 클라우드 업체 베스핀글로벌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엣지컴퓨팅(MEC)을 준비 중이며, 하반기 시범서비스를 거쳐 연말 상용화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 삼성전자, 포스코 등과 기업전용 5G 망 구축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중이다"며 "5G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업맞춤형 솔루션을 결합해 제공할 예정이며, 3년 후 2000억원 이상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미디어 사업에서도 B2B 시장확대를 노린다. 포스트코로나시대 늘어나는 온라인 강의 수요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IDC 증설을 진행 중이며, 증설 완료 후 IDC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IPTV 매출 KT만 삐끗한 이유는?

SK텔레콤은 티브로드 합병효과로 미디어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IPTV 가입자 성장과 티브로드 합병의 영향으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91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티브로드 합병 등의 영향으로 608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대비 44.8% 급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IPTV 수익 증가 영향으로 스마트홈 수익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 IPTV 순증 가입자는 13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한 수치다.

KT는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 1분기보다 2배 가까운 13만7000명이 새로 가입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홈쇼핑송출 수수료 협상 지연된 탓이다.

윤경근 KT CFO는 "하반기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되면, IPTV 매출 두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쏟아지는 5G 스마트폰...출혈경쟁 없이 가입자목표 달성?

이통3사는 하반기 언택트 마케팅으로 비용절감과 가입자 확보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상반기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다양한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됨에 따라 5G 가입자 확보를 위한 이통사들의 출혈경쟁이 재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5G 가입자 1000만명 가입 달성이라는 목표를 채우기 위해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미 하향 조정한 목표치도 채우지 못하면 체면을 구길 수 있다.

이통사들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보조금 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윤풍영 SK텔레콤 CFO는 "시장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 지난해와 같은 마케팅 경쟁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며 "비용아닌 서비스 중심으로 경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경근 KT CFO도 "상반기는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통신3사가 효율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해 시장경쟁 완화 추세가 이어졌다"며 "하반기 플래그십 단말 라인업 확대가 예상되지만, 경쟁력 있는 요금제 출시와 넷플릭스 협력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도 "마케팅 비용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과다지출 영향서 벗어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관리하면 비용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언택트 마케팅을 강화한다. 윤경근 KT CFO는 "1분주문, 1시간배송 출시 등 언택트 환경에 적합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고객 선택권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비대면 판매 채널 강화로 마케팅 비용 개선을 기대한다. 박형민 컨슈머기획담당은 "당일개통, 키오스크셀프개통 등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며 "이러한 혁신은 장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감소시키고, 감소한 재원으로 새로운 서비스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이통3사의 5G 누적 가입자 수는 738만명(SK텔레콤 335만명, KT 224만명 , LG유플러스 179만명)이다.

KT는 연내 목표치로 제시했던 350만명 달성을 자신하기도 했다. 윤경근 CFO는 "5G 가입자 증가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연말 35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5G 가입자가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낮아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리는 것도 숙제다. 2분기 이통3사의 무선 ARPU(전년동가대비)는 ▲SK텔레콤 3만158원( 0.6%↓) ▲KT 3만1393원(1.1%↓) ▲LG유플러스 3만480원(2.2%↓) 등을 기록하며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로밍 매출이 줄고, 사물인터넷(IoT)회선 증가분이 섞였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