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애견 유치원, 펫택시 등이 등장하고 장례 서비스도 이뤄진다. 펫팸족(펫과 패밀리 합성어), 펫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펫코노미, 펫테크 등의 신조어도 이 같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어떻게 하면 반려동물에게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을지 살피는 모든 펫맘의 관심이 관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IT조선은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은 펫코노미와 펫테크 빅뱅을 앞두고 반려동물 시장의 동향을 살피고자 ‘평화로운 펫코노미’를 연재한다. 기자 역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동동이(반려견)와 함께하는 펫맘이다. [편집자주]

반려동물과 친화적인 인테리어가 반려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국내에도 본격적인 펫테리어(펫+인테리어) 시장이 열렸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펫테리어에 최적화한 제품을 속속 선보인다.

캣타워 기능을 하면서 책장으로도 쓸 수 있는 가구.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 일룸
캣타워 기능을 하면서 책장으로도 쓸 수 있는 가구.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 일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의 26.4%다. 인구수로는 1500만명에 달한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은 반려동물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셈이다.

자연히 반려동물 연관 산업도 규모를 키운다. KREI는 2019년 반려동물 연관 시장을 3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2026년에는 5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각광받는 분야 중 하나가 펫테리어다. 미국이나 유럽 등과 우리나라는 실내 생활 중심의 주거 문화가 발달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을 배려한 인테리어 아이템도 주목 받는다는 것이 인테리어 업계 설명이다.

핵심 펫테리어 상품은 바닥재다. 반려동물은 발에도 털이 있어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기 쉽고, 노화로 인한 관절염 등도 흔히 앓는다. 반려인들이 바닥재에 민감한 이유다. G마켓은 2019년 반려동물 전용 바닥재 제품 매출이 2016년 대비 1144% 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LG하우시스는 바닥 표면의 미끄러움을 줄인 안티슬립(anti-slip) 바닥재를 선보였다. 한솔홈데코는 미끄럼 방지 기술과 함께 특수소재를 사용해 반려동물 대소변에 의한 마루 변형을 줄일 수 있는 바닥재를 시판했다. KCC도 바닥재 두께를 넓히면서 미끄럼 방지 기능을 더한 제품을 출시했다.

페인트 업계도 펫테리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피부가 얇아 민감도가 높고 유해물질에 더 취약하다. 이에 페인트 업체들은 저자극 제품들을 시장에 투입, ‘친 반려동물’ 마케팅을 강화했다.

삼화페인트는 반려동물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제품 인증을 받은 페인트를 내놨다. 반려동물이 잘 볼 수 있는 파란색과 노란색 계열 색상을 페인트도 눈에 띈다. 노루페인트도 반려동물과 거주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공기 중 유해 성분을 끌어당기는 집진 효과를 지닌 제품을 판매한다.

가구 업계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한다. 일룸은 고양이와 반려인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펫 가구를 선보였다. 책장과 캣타워를 접목하거나 패브릭 소파에 반려동물용 계단을 마련해 이동을 돕는 식이다. 한샘은 세레스 홈과 함께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생활 패턴에 맞춘 테이블과 스톨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펫콕족(펫+집콕족)이 늘면서 반려동물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가구 시리즈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 말 전후로 2배 넘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