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135)로켓인간과 우주제왕 대결 그린 '마그마 대사'

입력 2020.08.08 11:32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65년작 ‘마그마 대사(マグマ大使)’는 일본 현지서 만화신으로 추앙받는 ‘테츠카 오사무(手塚治虫)’의 작품이다. 현지 50~60대에게는 ‘특수촬영 드라마'로, 한국 30~50대에게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기억되고 있다.

만화 ‘마그마 대사' 일러스트 / 테츠카오사무
마그마 대사는 지구 창조주인 ‘어스'가 만든 ‘로켓인간'이다. 슈퍼로봇으로 분류되지만 자아를 갖춘 살아있는 생체병기에 가깝다. 로켓모양 비행체에서 거대 로봇으로 몸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적의 크기에 맞춰 몸 크기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애니 ‘신조인간 캐산'의 견공로봇 프렌더가 개 모양에서 전투기 ‘프렌더 제트’, 잠수함 ‘프렌더 마린’ 등 몸체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능력은 마그마 대사에서 물려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만화 ‘마그마 대사'는 지구 창조주 어스가 지구침략을 노리는 우주제왕 ‘고어'에 맞서 싸우기 위해 로켓인간 마그마 대사를 탄생시킨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그마 대사는 어스가 지구소년 ‘마모루'에게 건넨 특수한 피리 소리를 듣고 날아와 적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히어로로 활약한다.

만화 ‘마그마 대사' 표지 / 야후재팬
마그마 대사에게는 가족이 있다. 와이프인 ‘몰'과 아들인 ‘가무'는 어스가 마그마 대사와 함께 창조해낸 로켓인간 일족이다.

와이프 ‘몰'은 기본 6미터 크기 남편과 달리 사람과 똑 같은 사이즈의 로켓인간이다. 그녀는 수많은 분신을 만들어 내는 ‘무기증식술(無機増殖術)’ 능력을 갖췄다. 작중에서 몰은 남편을 도와 고어 군단에 맞서 싸운다.

아들 ‘가무'는 마그마와 몰 사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마그마가 어스에게 부탁해 탄생시킨 아이다. 지구소년 마모루를 바탕으로 만든 탓에 마치 마모루의 쌍둥이 형제 같은 모습이다. 가무는 마그마 가족 중 유일하게 조종석을 갖춘 전투기로 변신할 수 있다. 때문에 작중에서 마모루는 마그마 보다 가무를 먼저 부르는 장면이 많다.

특수촬영 드라마 ‘마그마 대사' 등장인물, 왼쪽부터 마그마, 몰, 가무, 어스 / 야후재팬
참고로, ‘가무(ガム)'는 일본에서 ‘껌'과 발음이 같다. 아들 이름을 껌으로 지은 까닭은 당시 롯데가 특수촬영 드라마 ‘마그마 대사' 제작비를 냈기 때문이다. 참고로 롯데는 1947년부터 일본에 껌을 팔기 시작해 ‘껌=롯데'라는 공식을 현지 소비자들에게 안착시킨 바 있다. 롯데는 1964년 ‘가나 밀크초콜릿', 1969년 ‘캔디'를 현지 선보였다.

만화 ‘마그마 대사'는 100% 테츠카의 작품이 아니다. 현지 만화업계에 따르면 테츠카 오사무는 당시 터질듯한 업무 스케쥴로 마그마 대사 후반부를 다른 작가에게 맡겼다. 테츠카는 생전 남긴 만화전집을 통해 만화 후반부 사이클롭스편을 만화가 ‘이노우에 사토루(井上智)’와 오랜기간 테츠카의 어시스턴트 업무를 맡은 ‘후쿠모토 카즈요시(福元一義)’가 그렸다고 밝힌 바 있다. 참고로, 만화는 1965년 5월부터 1967년 8월까지 2년 이상 연재됐다.

특수촬영 드라마 ‘마그마 대사' / 야후재팬
마그마 대사는 광고대리사 토큐에이전시 기획에 따라 1966년 특수촬영 드라마 작품으로 현지 TV를 통해 방영된다. 작품을 제작한 후지TV는 자사 애니 ‘원더쓰리' 시청률이 경쟁사 방송국 TBS 작품인 ‘울트라Q’에 뒤처지는 것을 보고 울트라Q에 대항할 특수촬영물 제작을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특수촬영 드라마 ‘마그마 대사'는 평균 시청률 30%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둔다. 울트라맨 등에 의해 당시 인기 소재로 떠오른 ‘괴수'를 작품에 다수 등장시켜 1966년 촉발된 1차 괴수붐을 견인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수촬영 드라마 ‘마그마 대사'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원작과 다른 아톰 실사판으로 당시 특수촬영물에 의심을 품었다 알려진 원작자 테츠카 오사무도 마그마 대사 드라마판에 대해 "당시의 예산과 기술력으로 만든 작품 중에는 최고수준의 퀄리티를 보였다.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라고 생전 매체 인터뷰를 통해 평가했다.

마그마 대사는 1992년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 콘텐츠로도 제작된다. 1년쯤의 기간 동안 총 13편이 제작된 OVA 마그마 대사에는 우주제왕 고어 측은 물론 인간으로부터도 공격받는 마그마의 모습이 그려진다. 작품 속에서 일본 핵심 정치·경제가들이 고어 제왕과 거래를 이어왔고, 일본 경제성장의 근원에 침략자의 지원이 있다는 설정이 더해졌다.

OVA 마그마 대사 일러스트 / 야후재팬
OVA 마그마 대사 소개 영상 / 유튜브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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