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반란이 시작된다

입력 2020.08.09 12:00

5G 도매대가 인하 추진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 및 단말기 출시 지원
알뜰폰허브 개편 및 알뜰폰스퀘어 구축

정부가 침체한 알뜰폰(MVNO) 시장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의무 도매제공, 알뜰폰 전용 제휴 할인카드 및 특화 단말기 출시, 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담긴 백화점식 대책을 내놨다.

알뜰폰 브랜드이미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3월부터 알뜰통신사업자협회 및 개별 사업자와의 20여차례 간담회에서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단순히 저렴한 요금제만으로는 이용자 선택을 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통3사가 제공하는 수준의 다양한 부가서비스 혜택 제공, 단말기 공급기반 확충 등 서비스-단말기-유통망 등 생태계 전반을 개선하기로 했다.

알뜰폰도 카드 제휴할인…서비스 경쟁력 강화

5G 서비스도 알뜰폰 사업자에 의무 도매제공하도록 11월내로 고시를 개정한다. 또 도매대가를 음성, 데이터 각각 2019년 대비 20% 이상 인하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LTE·5G 요금제의 수익배분 대가도 낮춘다.

이통3사(MNO)들과 달리 카드 제휴할인을 받을 수 없었던 점도 개선한다. 국민카드, 롯데카드, 우체국카드와 제휴해 ‘알뜰폰 전용할인카드’를 출시한다. 알뜰폰 가입자도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1만원에서 최대 1만5000원이상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유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군인특화요금제나 소셜로봇 융합서비스 등 특화서비스 출시 확대도 지원한다. 현재 스테이지 파이브에서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어린이나 노인 대상 헬스케어 로봇을 제작 중이다. 알뜰폰과 융합해 하반기 서비스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MVNO?

과기정통부는 완성차, 무선 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전용 사업자 기반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를 다량으로 구매하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하는 ‘데이터선구매제, 다량구매할인제’를 확대한다.

알뜰폰 기반 IoT 데이터 전용 사업자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정보통신이 IoT 데이터 전용 사업자로 합류했다. 기아차도 차량원격제어, 안전보안, 차량관리 등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이동통신 재판매 형태(MVNO)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데이터 전용 사업자가 시장에 활발히 진입할 수 있도록 IoT 사업자에 대해 진입요건을 완화(등록 재정요건 30억원→3억원)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도 연내 추진한다.

‘카톡에서 알뜰폰 산다'…단말기·유통채널 다양화

알뜰폰 확산의 최대 걸림돌인 단말기 공급기반도 확충한다. 국내 단말기 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와 알뜰폰 단말기 공동조달 체계를 마련하고 알뜰폰 특화 단말기 출시를 지원한다. 8월 국민은행 앱 등을 선탑재한 삼성전자 특화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또 삼성전자 LTE폰 갤럭시 A10e, A31, 5G폰 A51를 공동 조달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자급제 단말기(삼성전자, LG전자, 팬택 투넘버 등)와 함께 출고가 대비 40~50% 저렴한 중고 단말기를 알뜰폰허브 등을 통해 9월부터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이용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알뜰폰 허브사이트도 대대적인 개편을 한다.

사업자 공동으로 유심 당일배송을 시행하고,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시 본인인증 수단으로 카카오페이, 패스(PASS)앱 인증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개통할 수 있도록 한다. 카카오톡 내에서 통신상품을 원스톱으로 구매가능한 비대면 플랫폼을 9월 중 출시한다.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마련했다. 국민들이 알뜰폰과 다양한 단말기를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알뜰폰 스퀘어’를 9월까지 구축한다. 장소는 KB국민은행이 제공한다. 또 편의점과 다이소 등에서 알뜰폰 유심판매를 지속확대하면서 키오스크를 통한 개통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한다.

남겨진 숙제 ‘공정경쟁'

이번 대책에는 이통3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절차를 개선하고, 알뜰폰 대상 차별적 지원금 지급 등을 금지하도록 이통사 내부정책에 반영하는 등 공정경쟁 환경조성에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예를 들어 알뜰폰 대상 차별적 리베이트 지급 등에 대한 대응절차를 개선하고, 조사·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알뜰폰스퀘어 예상도 / 과기정통부
여전히 우려는 남아 있다. 이통시장 유통채널 관리는 과기정통부가 아닌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기 때문에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5G 도매대가도 숙제다. 이통3사는 아직 투자가 한창인 상황에서 5G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것이 껄끄럽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인하율은 현재 정부와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협의 중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역대급으로 다양한 내용이 담긴 대책이 나와 사업자들의 기대감이 크다"며 "여전히 남겨진 숙제가 있다면 도매대가며, 인하율이 아무래도 중요하고 예민한 문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장에는 저희가 강력하게 불공정행위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단속과 처벌은 방통위 담당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전파사용료 차등 감면으로 MNO 알뜰폰 자회사 등과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대기업 계열이 아닌 알뜰폰 사업자들에 2021년 전파사용료 감면을 추진하는 것을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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