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융복합 바이오 스타트업 팔로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부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반도체를 이용해 분자 단위까지 진단한다.

 팔로젠 진단기기 플랫폼 모식도 / 팔로젠
팔로젠 진단기기 플랫폼 모식도 / 팔로젠
팔로젠이 개발한 기술은 CMOS(금속산화막 반도체) 기반 3D 바이오센서와 센서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주문형 반도체)이다. 3D 바이오센서와 센서ASIC 기술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 성균관대 나노/회로 랩과 공동 개발했다.

특히 센서ASIC 기술은 노이즈 제거, 신호 증폭 등 처리를 통해 초미세 전류의 변화를 감지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인다. 또 수진자의 검체를 반도체 칩(센서) 위에 감응시켜 검사하기 때문에 사용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팔로젠 관계자는 "실시간 진단이 가능해 학교나 다중이용시설에서 팔로젠 진단기기가 제공하는 높은 민감도를 통해 무증상 환자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바이오센서와 DNA 시퀀싱 연구와 임상을 거쳐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팔로젠은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기기를 출시했다. 해당 진단기기는 유전자 증폭(PCR) 방법과 달리 바이러스 양과는 별개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서 이뤄지는 코로나19 진단은 병원 검사실에서 PCR 전용 장비로 진행한다. PCR 검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양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환자 검체에서 RNA를 추출한 후 PCR 과정을 통해 유전자를 수차례 증폭시켜 일정 기준치가 되었을 때 표준 코로나19 유전자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검체는 기준치 전에 코로나 유전자와 일치해 감염된 것으로 판단한다. 기준치 이상으로 유전자를 증폭시켰는데도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음성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감염 초기다. 기존 방법으로는 실제 양성임에도 바이러스 양이 적어 유전자 증폭을 기준치만큼 진행했음에도 음성(이러한 경우를 ‘위음성’이라고 함) 또는 판정 유보(inconclusive)가 나올 수 있다.

팔로젠은 자사 진단기기가 유전자 증폭 과정 없이 바이러스 검출 하한도(LOD: Limit of Detection)가 우수(<< 0.1fM)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양이 적어 진단이 어려운 감염 초기에도 팔로젠 진단기기를 사용하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높은 감도가 보장되므로 PCR 과정이 불필요하여 실시간 진단이 가능하다.

팔로젠 진단기기는 이 외에도 코로나19와 유사한 15개 이상의 호흡기 질환을 서로 구별되게 진단할 수 있다. 신종 혹은 변종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도 현장에서 대량의 샘플을 실시간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한경준 팔로젠 대표는 "팔로젠 진단기기는 3D 바이오센서와 센서 ASIC을 조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나아가 초기 암과 같은 다른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라며 "팔로젠 진단기기는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진단할 수 있고, 더불어 크기가 손바닥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기기의 이동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