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 5일만에 관객 수 200만명을 넘겼다. 앞서 개봉한 ‘반도'도 누적 369만 관객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였다. 영화·극장업계는 7~8월 한국 영화의 연이은 흥행 성공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 실적 회복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9일 기준 관객 202만5067명을 기록해 한국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코로나 이후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이란 설명이다.

극장가 실적 회복 신호는 7월 15일 개봉된 영화 ‘반도'에서도 감지됐다. 반도는 개봉 첫주 180만명, 9일 기준 369만 관객을 끌어들였다. 7월 29일 상영을 시작한 영화 ‘강철비2’도 9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54만명을 기록했다.
개봉을 주저했던 할리우드 대작들도 줄줄이 한국 개봉을 결정하며 영화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8월 26일 개봉을 확정했고, 이어 디즈니 ‘뮬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원더우먼 1984’, ‘블랙 위도우’,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이 한국 개봉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한국영화 대작들 역시 미뤄왔던 개봉일을 결정하며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승리호’, ‘서복’ 등 기대작도 2020년내 개봉을 확정한 상태다.

영화·극장업계는 한국 대작 영화의 연이은 성공이 코로나19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극장업계 실적 회복 시그널이란 분석이다.

11일, CGV 한 관계자는 "7월에는 영화 ‘반도' 등의 성공으로 코로나가 없던 전년 동기 대비 25% 수준까지 관객 수가 회복됐다. 8월에는 ‘강철비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한국영화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등 할리우드 대작 개봉을 통해 전년 대비 50%수준까지 관객 수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CGV 관계자는 또 "14일부터 영화진흥위원회의 ‘일상 속 영화두기' 캠페인을 통해 영화 할인쿠폰이 제공되고, 한국 대작은 물론 할리우드 대작도 하반기 속속들이 개봉되는 만큼 한국 극장가가 본격적인 실적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극장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형 적자를 기록했다. CJ CGV는 7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2020년 2분기 매출 416억원, 영업손실 1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1%,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영화가 개봉 연기됐고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극장 문을 아예 닫은 것이 대규모 적자 원인이 됐다.

미국 극장 사업자 AMC는 6월, 2020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영업손실 21억7630만달러(2조595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이 폐쇄된 것이 원인이다. AMC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한 9억4150만달러(1조122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동기간 대비 무려 20억4610만달러(2조4397억원)가 추락하는 등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