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를 말한다] 조승래 의원 "한국판 뉴딜, 사업 목록 제시로 끝나선 곤란"

입력 2020.08.11 06:15 | 수정 2020.08.11 09:11

[포스트 코로나를 말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과 재택근무 확대로 일상과 일하는 방식이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롭게 자리 잡을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더해 국제 정치 분쟁이 촉발한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과 기술 발달이 불러온 디지털 전환 물결로 핵심 산업의 미래 예측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19 국난극복상황실장이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상과 디지털 전환, 국제적인 정치 분쟁에 대비한 방안은 무엇인지 들어 봤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노창호 PD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찾아올 변화는 무엇인가?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류 삶의 방식 자체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거 기술발달 이전과 같이 ‘사람이 직접 대면해 접촉하는 시대를 지속할 필요가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글로벌 차원 교류가 1/10 수준으로 줄었고 유럽에서는 국경을 폐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현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비대면 문화는 확산을 넘어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장 접근성, 저렴한 인건비, 자본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해외로 이전한 기업은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기술 발달로 탄생한 ‘스마트 공장’이 해외 공장 이전으로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충족시킬 수 있기에 리쇼어링을 고민하는 것이다.

일본 수출규제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국제 정치 이슈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고 있다. 상호호혜적 관점에서 정치 이슈가 개입되지 않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다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찾아올 변화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각 나라가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급격하게 변화해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혼선이 생기는 부분에서 대안을 찾으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여년 만에 전면 개정한 ‘소부장 특별법'을 4월 1일부로 시행했다.

국회 차원에서 적기에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도록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당 차원에서도 소부장 인력 특위를 비롯, 소부장 산업 현안 점검 회의 등을 개최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방안을 담은 ‘소부장 2.0’을 발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밸류체인에 기업이 안착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부장 특별법이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방안이라면 소부장 2.0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고려한 전반적인 지원책이라고 보면 된다.

향후에는 정치적 이슈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외교관계에도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노창호 PD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한목소리로 ‘전문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소부장 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셨는데, 구체적인 인력 양성 방안이 있나?

전문 멘토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과기정통부 사업 중 ‘은퇴 과학자 지원’ 제도가 있다. 은퇴하는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중소기업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한민국 경제 규모를 이만큼 키운 은퇴 과학기술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신진 인재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인력의 양과 질이 분야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권역별로 소부장 인력 플랫폼을 만들어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필요한 인력을 양성한 것이 효과를 봤다. 원천 기술을 지닌 국제 연구 기관과 정부 출연연, 대학과 기업이 연계해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한국판 뉴딜, 제도 개선까지 함께 해야(조승래 의원) [포스트코로나를 말하다] 영상 / 촬영 편집 노창호PD
―4차산업혁명 시대와 디지털 전환(DT)을 선도한다는 정부 ‘디지털 뉴딜’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디지털 뉴딜’은 더 일찍 진행했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늦었지만, 디지털 뉴딜의 방향을 잡은 것은 다행이라고 본다. 데이터 댐, 디지털 트윈, SOC 디지털화 등을 시그니처 사업으로 정한 것은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정리한 것이다.

디지털 혁신과 전환을 위한 사업 목록 제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확정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게 끝이 아닌,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과제에 집중하겠다. 당 위원회 입법지원단장을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4차산업 육성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기존 산업 보호와 규제 혁신이라는 과제가 발생하고 있다. 타다금지법 통과 등에서 이미 겪은 바 있는 진통을 풀어갈 방안은 무엇인가?

▲국민적 또는 정파 간 합의 ▲플랫폼을 바꿀 정도의 기술 발달 ▲조건이나 차원의 변화 ▲개인의 자발적 참여로 진통을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국민적 또는 정파 간 합의는 법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가 이 방법에만 매진하고 있어 진통이 끊이지 않는다고 본다. 다른 방법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플랫폼을 바꿀 정도의 기술 발달은 예컨대 모바일이다. PC 기반 온라인 게임에 셧다운이라는 규제를 도입해 자정 이후 청소년 유입을 막았지만, 모바일 게임을 하는 청소년까지 막을 수 있나. 스마트폰이라는 기술 발달이 게임 플랫폼을 변화시킨 사례다.

조건이나 차원을 바꿔주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프랑스 파리에는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원룸 7만실 정도를 운영하고 있어 전통 숙박업소와 끊임없는 갈등을 빚었다. 코로나19로 파리 관광객이 없어지고 객실이 남자, 자연스럽게 갈등이 사라지고 공존을 모색하게 됐다. 파리 시장은 에어비앤비를 매입해 저렴한 사회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진통을 풀어가고 있다.

개인의 자발적 참여도 진통을 풀어갈 방안이다. ‘규제가 기술 혁신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기존 규제를 회피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개인의 자발적인 참여 독려로 규제를 회피하도록 유도해 예상치 못한 혁신을 만날 수 있다.

21대 국회 의정활동에서 중점 추진하려는 바는 무엇인가?

21대 국회에서 과방위 간사로서 디지털 혁신을 분야별로 추진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에듀테크, 리걸테크, 프롭테크 등 각종 테크 혁신을 주도하겠다.

게임과 영화 등 콘텐츠 분야가 유튜브, 넷플릭스 등 거대한 플랫폼 변화를 만나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도울 것이다. 콘텐츠를 더욱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여건과 토양이 마련된 만큼, 플랫폼 변화가 기존 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흐르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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