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예약이 갤럭시노트10 흥행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10일 저녁 폐점 30분을 앞둔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매장 직원 A씨의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대한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7일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간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전작인 노트10만큼 인기가 있는지 체감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A씨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예약을) 생각보다 적게 받았다"며 "오늘은 지인을 통해 한 팀만 예약을 받은 정도다"라고 답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20 사전 예약 물량이 갤럭시노트10과 비슷하다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9년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은 사전 예약 물량이 최종 130만대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판매 중심가인 신도림 테크노마트 곳곳에서는 이같은 평가에 의문을 표했다. 각각 다른 매장의 직원인 B씨와 C씨도 A씨와 같은 의견이었다. 이들은 사전 예약과 관련해 ‘잘 안팔린다’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갤럭시노트10과 유사하게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고 답한 매장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매장은 사람들이 오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위치한 비교적 큰 규모의 매장이었다. 다른 매장에 비해 이미 손님을 끌 수 있는 요소가 컸던 곳이다.

신도림역에 위치한 테크노마트 9층.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주로 찾는다. / 김평화 기자
신도림역에 위치한 테크노마트 9층.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주로 찾는다. / 김평화 기자
가격·무게 이유로 울트라보다 일반 모델 선호하기도

이통업계 관계자들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중 울트라 모델에 가장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본형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차별화된 기능들이 다수 탑재돼서다.

오프라인 현장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일반 모델에 대한 관심도가 울트라에 비해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 다른 매장의 직원 D씨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서 울트라 모델보다 기본 모델 인기가 더 높다"며 "(울트라 모델은) 가격이 더 비싸기도 하고 무게가 나가다 보니 덜 팔리는 것 같다. (울트라 모델이) 무게만 덜 나가도 더 팔렸을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도 "전화로 문의하는 고객이 있었는데 다 가격을 물었다"며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기본 모델이 비교적 더 팔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일반 사람들은 성능을 크게 따지기보다는 가격 요소가 중요하다 보니 이런 경향이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갤럭시노트20 사전 예약 키워드는 30대·미스틱 브론즈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꼽은 갤럭시노트20 사전 예약 키워드는 ‘30대', ‘미스틱 브론즈’였다. 주 소비층이 30대이며 미스틱 브론즈 색상에 관심을 둔다는 설명이다.

소비층 분석은 판매현장에서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 듯 했다. D씨는 "30대 이상이 주로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찾는다"며 "이번 신제품은 S펜으로 기록하면서 녹음도 할 수 있기에 전문직이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B씨도 "30~40대가 주로 왔다"며 "원래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주로 쓰던 연령층이다"고 설명했다.

색상은 이번 시리즈 주력인 미스틱 브론즈를 중심으로 이동통신사별 고유 색상도 두루 관심을 받는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미스틱 블루는 예외라는 평가도 있다.

D씨는 "미스틱 브론즈 중심으로 색상은 두루 팔리는 것 같다"며 "이동통신사 별로 제공하는 색상도 두루 팔리는데 SK텔레콤 것은 잘 안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첫해 판매실적을 850만대로 예상했다. 갤럭시노트10 대비 약 5% 줄어든 수치다. 이통업계에서는 노트20 시리즈가 이 정도만 판매돼도 성공했다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서다.

오프라인 판매현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사전계약 ‘열풍'이라 부를 정도의 과열되지 않았고, 신제품에 대한 실망감도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지리한 장마 속에 적어도 ‘잔칫집' 분위기는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