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시장이 성장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오디오북 이용자들의 청취율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기개발, 경제경영 분야는 물론 유아동 카테고리 이용자가 급증했다.

스토리텔은 2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1분기 대비 3.5배 증가했다. 월평균 청취도서 수도 1분기 평균 1.5권 대비 2분기 3권으로 늘었다.

밀리의 서재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용량 증가세를 보였다. 회사에 따르면 3월 평균 일일 활성 이용자수(DAU)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포함해 1월 대비 28%가 증가했다. 밀리의 서재는 2018년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는 오디오북 이용률이 전체 서비스 중 5분의 1쯤을 차지할 만큼 높다고 설명했다.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윌라를 운영하는 인플루엔셜은 4월, 135억원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회사는 12만명의 누적 멤버십 가입자를 확보했다.

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은 "최근 집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콘텐츠 시장이 급속히 발전하는 가운데 오디오북 이용자들의 청취율 또한 25% 이상 크게 늘고 있다"며 "성장속도에 발맞춰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오디오북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보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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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오디오북 선호 장르도 변화시켰다. 스토리텔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청취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오디오북 장르는 ‘유아동’ 카테고리다. 자서전과 자기개발 장르의 청취율 또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어린이 보육 시간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오디오북 이용 현황도 글로벌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기존 인기 장르인 소설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유아동, 자기개발, 경제경영 오디오북이 인기 장르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자기개발 카테고리에서는 30대 백만장자 롭 무어의 ‘레버리지’, 조직 내 소통을 강조한 ‘두려움없는조직’, ‘데일 카네기인간관계론’, ‘성공하는사람들의 7가지습관’등이 인기 오디오북 콘텐츠로 떠올랐다.

코로나 이후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경제경영서도 새로운 인기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스토리텔에서는 젊은 중국 부자들 13명의 성공 노하우를 담은 ‘중국의젊은부자들’ ▲애플 CEO에 대해 다룬 ‘팀 쿡’, 기업 경영 지침서로 손꼽히는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질문’ 등이 인기 오디오북 콘텐츠로 등극했다.

오디오북 인기 콘텐츠 동향은 밀리의 서재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11일 기준 밀리의 서재 인기 오디오북 콘텐츠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인생득도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2위는 자기개발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차지했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셀럽·저자·전문 성우 목소리로 책의 내용을 30~40분 가량으로 요약해 들려주는 콘텐츠가 인기다. 오디오북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는 오전 7~8일, 새벽 1~2시로 나타났다.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한국 오디오북 시장은 2020년 기준 200억원~300억원 규모다. 2021년에는 시장 규모가 500억원~6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디오북 콘텐츠는 해외 시장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오디오출판협회(APA)에 따르면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4조원대이며, 2018년 기준 미국 내 오디오북 콘텐츠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인기 성우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일본에서도 오디오북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능률협회총합연구소(JMAR)의 1월 발표자료에 따르면 일본 오디오북 시장은 2021년 140억엔(1562억원)에서 2024년에는 260억엔(2901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에서는 아마존 자회사인 오디블(Audible)이 2015년 일본시장에 발을 들이는 등 현지 시장활성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JMAR에 따르면 일본 지역 오디오북 이용자는 30~40대가 가장 많다.

한국에서는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자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다. 2019년 11월에는 ‘오디오북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웨덴 기업 ‘스토리텔’이 한국에 상륙한 바 있다. 스토리텔은 25개 이상의 언어로 된 총 34만종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800개 출판사와 협력해 콘텐츠를 제작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