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기관이 '예술계 데이터 생태계' 만들려면

  •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 박지혜 박사과정
    입력 2020.08.12 09:51

    ‘데이터 경제(Data Economy)’라는 개념은 2011년 ‘데이비드 뉴맨(David Newman)’이 쓴 ‘가트너(Gartner)’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데이터 경제의 정의와 범위는 상황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데이터 경제를 ‘모든 데이터가 활용하기 쉽게, 자유롭게 흘러 다른 산업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하면서 혁신적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경제’로 표현한다. 오늘날 데이터는 모든 산업 부문에 가치를 창출하는 신자본(New Capital)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데이터에 기반한 새 서비스로 인해 기존 경제가 데이터 경제로 전환될 것이라 전망한다.

    데이터 경제의 흐름 속에 예술 산업계에서도 데이터의 중요성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예술 시장 속 수많은 정보 가운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정보도 많다. 이들 정보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정확히 하려면, 직감이나 경험이 아닌 예술품 경매 거래 데이터 등과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써야 한다. 많은 예술계 종사자가 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한국외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예술품 경매 거래 데이터 수집 회사가 여럿 세워졌다. Art Market Research는 1978년, Artprice.com은 1987년, Artnet은 1989년 만들어졌다. Invaluable이 1989년, Mutual Art가 2008년 각각 세워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두곳이 예술품 경매 거래 데이터를 제공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협력의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K-ARTMARKET, www.k-artmarket.kr)’과 뉴시스·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K-Artprice(k-artprice.newsis.com)’다.

    2016년 1월에 문을 연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은 한국에서 예술품 경매가 시작된 1998년부터 2019년 1월(2020년 8월 기준)까지의 경매 거래 데이터를 가졌다. 2019년 오픈한 ‘K-Artprice’의 경우 2015년~2020년까지의 경매 거래 데이터를 수집한다.

    서울옥션·케이(K)옥션 등 경매회사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예술품 경매 거래 데이터를 공개하는데, 결과만 나열하는 방식이라 검색 자체가 어렵다. 앞서 설명한 두 기관은 직관적으로 보기 좋은 UI를 구축했다. 덕분에 처음 사이트를 접한 이들도 예술가 및 예술품에 대한 데이터를 쉽고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연구자라면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당연히 알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술 시장 및 예술 산업을 연구하는 필자는 이러한 한국내 경매 거래 데이터 수집 기관 설립이 매우 반갑다.

    기관에서 제공하는 예술계 데이터를 쓰면 예술 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rt Index 개발, 예술품 담보대출 및 아트 펀드 등의 금융 상품 개발, 보험 및 세금 등을 위한 예술품 가치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예술계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다.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과 K-Artprice 모두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에선 2019년 1월 이후의 데이터는 찾을 수 없다. K-Artprice는 최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내외 ‘유명 작가 200명’에 대한 ‘2015년 이후의 예술품 거래 가격 데이터’만 제공한다. 한국에서 1998년부터 경매를 통한 예술품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기관의 데이터의 양은 부족하다.

    한국 예술품 거래 데이터 수집 기관, 설립 취지는 매우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데이터의 양과 품질 문제는 안타깝다. 데이터의 양과 품질 차이는, 데이터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가치의 차이를 만든다. 고품질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온전한 예술계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박사 과정을 밟는다. ‘미술관 전시여부와 작품가격의 관계’ 논문,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용역 진행 등 아트 파이낸스 전반을 연구한다. 우베멘토 아트파이낸스 팀장으로 아트펀드 포럼 진행,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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