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이하 엑스박스SX)가 경쟁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5(PS5) 보다 가격이 낮을 것이라는 정보가 나왔다. 게임업계 정보통 더스크골렘(Dusk Golem)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SX 가격을 PS5보다 낮춰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더스크골렘은 MS가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로 게임부문 실적을 이끌고 있는 만큼, 게임기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게임패스를 통해 게임부문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니(SIE)에게는 MS와 같은 게임 서비스가 없어 PS5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엑스박스 시리즈X /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X /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구독서비스 ‘게임패스’는 MS 게임사업의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MS가 2019년 10월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3억8600만달러(13조3182억원)이다. 같은 기간 엑스박스원 게임기 매출은 13% 감소했지만, 게임패스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은 19% 증가했다. 게임패스가 게임 분야에서 구독경제 성공 사례를 입증한 셈이다.

‘필 스펜서(Phil Spencer)’ MS 게임부문 대표는 최근 열린 게임랩라이브 기조 강연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률이 높아졌으며, 이는 기존 방법대로 게임기와 게임 관련 상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 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게임업계는 세계가 직면한 경제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에게 가격과 경제 측면에서 보다 폭넓은 선택을 제시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MS는 11일(현지시각),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SX를 11월중 출시하겠다고 못 박았다. MS는 이미 공개된 차세대 게임기 외에도 개발 코드명 ‘록하트(Lockhart)’로 불리는 저가 제품 ‘엑스박스 시리즈S(이하 엑스박스SS)’를 함께 선보일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누출된 차세대 엑스박스 컨트롤러 상품 패키지를 통해 게임기 이름도 ‘엑스박스 시리즈S’로 확정된 상황이다.

엑스박스 시리즈S 예상 이미지 / 유로게이머
엑스박스 시리즈S 예상 이미지 / 유로게이머
눈 여겨 볼 기종은 ‘엑스박스SS’다. MS는 이 게임기를 단순한 저가형 모델이 아닌 자사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 회원 수를 늘리는데 필요한 핵심 무기로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MS는 북미 시장에서 ‘엑스박스 올 억세스(Xbox All Access)’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월 19.99달러(2만4000원)를 지불하면 100개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패스는 물론 게임기도 함께 빌려주기 때문이다.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는 월 14.99달러(1만8000원)의 게임패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게임기까지 함께 제공되는 ‘엑스박스 올 억세스’를 구독하는 것이 더 쉽고 경제적이다.

제프 그루브(Jeff Grubb) 유로게이머 기자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MS는 엑스박스SS를 8월중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매체 더버지가 공개한 차세대 엑스박스 컨트롤러 패키지, 측면에 ‘엑스박스 시리즈S’ 표기가 있다. / 트위터
미국 매체 더버지가 공개한 차세대 엑스박스 컨트롤러 패키지, 측면에 ‘엑스박스 시리즈S’ 표기가 있다. / 트위터
반면, MS의 게임부문 경쟁사 소니(SIE)는 독점작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통적인 게임기 사업 성공 공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 ‘임란 칸(Imran Kahn)'에 따르면 소니는 PS5용 독점 게임과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게임 개발사와 유통사에 적극적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소니가 접촉하지 않은 게임 개발사가 없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임란 칸은 소니가 게임 콘텐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MS가 제시한 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을 개발사에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DFC인텔리전스는 PS5가 엑스박스SX보다 2배 더 팔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장기적으로 볼때 MS 엑스박스 진영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DFC는 소니는 단기적인 판매 전략에 집중하지만, MS는 게임패스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엑스클라우드 등을 통해 자사 게임 서비스 이용자를 증가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