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마다 디지털 카메라·캠코더·렌즈·스마트폰 카메라 등 광학 업계 이슈를 집중 분석합니다. [편집자주]

2010년 전성기를 맞은 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광학 업계.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가 불어닥친 2020년 이후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게 변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이 연일 곤두박질치며 주요 기업의 실적을 끌어내렸습니다.

광학 업계의 2분기 실적은 좀 나아졌을까요? 더 악화됐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세가 4월 이후 오히려 더 거칠어진 탓입니다. 광학 업계를 일구고 이끌어온 캐논과 니콘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수준이었습니다.

캐논과 니콘, 소니 디지털 카메라 사업 극심한 부진

캐논은 7월 2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룹내 사업 대부분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디지털 카메라를 포함한 이미징시스템사업부는 매출 1417억엔(1조5726억원)에 영업이익 8억엔(89억원)을 거둡니다. 적자도 아닌데 무슨 부진이냐고요? 캐논은 지난해 같은기간 영업이익 127억엔(1411억원)을 거뒀습니다. 영업이익이 무려 93.9% 줄어든 셈입니다. 매출도 지난해 2분기 2047억엔(2조2717억원)에서 30.8% 줄었습니다.

업계 선두 기업의 사정이 이럴진대 다른 기업은 얼마나 힘들까요. 니콘의 실적은 더 나쁩니다. 6일 니콘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647억엔(7187억원)에 영업적자 205억엔(2277억원). 지난해 2분기 매출 1429억엔(1조5874억원)과 영업이익 93억엔(1033억원)도 어닝쇼크였는데, 올해 실적은 이마저도 밑돕니다.

이러니 2020년 연간 실적 전망이 좋을리 없습니다. 니콘은 2020년 400억엔(4443억원) 적자를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3강 소니는 사정이 좀 나을까요? 소니는 4일 2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담당 일렉트로닉스프로덕트&솔루션부문 매출은 3318억엔(3조6859억원), 영업이익은 91억엔(1010억원)적자입니다. 지난해 2분기에는 매출 4839억엔(5조3756억원)에 영업이익 251억엔(2788억원)을 거뒀습니다.

광학 업계가 2분기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는다. / 차주경 기자
광학 업계가 2분기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는다. / 차주경 기자
3분기~4분기 소폭 반등 기대되나, 시장 규모 축소 불가피

광학 업계는 2020년을 그야말로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한해’로 여길 듯합니다. 업황이 꾸준히 악화되는 가운데 광학 업계는 2020년 도쿄올림픽 및 신제품 특수를 애타게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대형 행사와 신제품 특수 모두 날아가버렸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세는 줄어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나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여행 금지, 대규모 행사 취소 조치를 내렸습니다. 자연스레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 수요도 줄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6월 일본 디지털 카메라, 교환식 렌즈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미와 유럽 DSLR 카메라 수요가 크게 늘며 수출량이 늘었고, 수출량이 늘자 생산·출하량도 증가한 것입니다. 출시 연기된 광학 기기 신제품도 속속 판매되고 있습니다. 8월~9월에 걸쳐 나올 신제품도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광학 업계의 실적 반전 신호로 해석할수는 없습니다. 생산량이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에 머무를 뿐입니다. 정보통신기기의 수요는 한번 줄어들면, 더군다나 대체 제품이 있다면 좀처럼 회복되지 않습니다.

아직 세계 광학 기기 시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강적 스마트폰의 위용도 건재합니다. 3분기~4분기 신제품 출시, 수요 회복 등 호재는 있지만, 전성기 2010년의 10% 남짓으로 쪼그라든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는 다시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