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판치는 AR 시장 ‘토종 AR 글래스’ 나온다

입력 2020.08.14 06:00

현실의 모습에 가상의 화면을 덧입히는 증강현실(AR)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AR 디바이스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개발한 것이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선보인 AR 글래스 ‘U+리얼글래스’도 중국 회사가 개발한 AR 글래스에 기반을 둔다.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는 AR 글래스 시장에 도전하는 토종기업이 있어 화제다. 자체 기술로 외산 못지않은 사양과 성능의 AR 글래스를 직접 개발해 양산을 앞둔 페네시아(pAnAceA)가 그 주인공이다.

페네시아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AR 글래스 ‘GMT-100’ / 최용석 기자
페네시아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서울 VR·AR 엑스포 2020’ 행사에 자사가 직접 개발한 AR 글래스 ‘GTM-100’ 시제품을 선보였다.

현장서 만난 소윤석 페네시아 대표는 "자체 기술로 직접 개발하고 만든 GTM-100은 처음 실물을 공개한 2019년 KES(한국전자전)서 혁신제품상을 받고, 올해 초 CES 2020에서도 해외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정도로 외산 제품과 충분히 겨룰만한 사양과 성능을 갖췄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중국 등 외산 제품 일색인 AR 시장에 토종 기술로 과감히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

현장에서 체험해본 GTM-100은 외산 유명 제품 못지않은 밝고 선명한 가상 화면과 빠른 응답성 등을 보였다. 50% 투과율로 전방 시야가 충분히 비쳐 보이는 상황에서도 300니트(nit) 밝기의 풀HD 가상 화면이 사용자에게 각종 콘텐츠와 이미지 등을 밝고 선명한 영상으로 제공한다. 특히 가상 화면은 PPT 문서의 텍스트도 바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다.

페네시아 부스에서 참관객이 AR 글래스를 체험하는 모습 / 최용석 기자
여기에 일반 VR(가상현실) 헤드셋이나 AR 안경에서 지원하는 6자유도(6DOF: 앞뒤 이동, 좌우 이동, 상하 이동, 앞뒤 기울기, 좌우 회전, 좌우 기울기 등 6방향 움직임) 인식을 더욱 뛰어넘은 9자유도(9DOF, 6자유도에 가속도, 자기장 방향, 자이로 센싱이 추가된 것) 추적을 지원한다.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TOF(Time-of-flight) 카메라까지 갖춰 정교한 위치 추적과 주변 인식이 가능하다.

이는 GTM-100의 개발 목표가 단순 B2C, B2C 시장을 넘어 군용 장비 사양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소 대표는 설명했다. 아직까지 글로벌 AR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AR 글래스가 없다. 여기에 미국 등에서 첨단 AR 기술의 군용 장비 도입에 적극적인 만큼, 어떠한 상황과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목표 사양을 최대한으로 높게 잡았다는 것.

타입C 방식으로 연결하는 GTM-100은 PC와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갤럭시S9 이후)을 지원한다. 특정 플랫폼이나 전용 하드웨어가 필요 없이 다양한 하드웨어 및 운영체제와 연결할 수 있는 범용 디바이스로 설계했다. 곧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 VR·AR 엑스포 2020 현장에 마련된 페네시아 전시 부스 / 최용석 기자
뒤를 이을 후속 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GTM-100에서 디자인과 사용성 등을 개선한 후속작 ‘GTM-200’은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는 대로 빠르면 올해 3분기쯤에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AR 디바이스 징거(GinGer)도 순조롭게 개발 중이다. 징거는 LCD나 OLED 기반 반사형 디스플레이가 아닌, 홀로그램 방식을 이용해 전체 크기를 콤팩트하게 줄이고, 망막에 화면을 직접 투사함으로써 차별화된 화질과 선명함, 활용도를 제시한다.

소윤석 대표는 "본격적인 양산 시작과 더불어 차별화된 5G 기반 AR 서비스에 관심 있는 이통통신사와 다양한 AR 서비스를 준비 중인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토종 AR 기술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나아가 세계 시장까지 공략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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