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느려졌다" 무더위 탓?…제대로 관리하려면

입력 2020.08.24 06:00

며칠 전까지 주룩주룩 쏟아지던 집중호우가 물러가기 무섭게 예년의 무더위가 돌아왔다. 하지만 사람만 더위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고성능 전자 부품의 집합체인 PC도 무더위에 한없이 취약하다.

요즘 PC는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막론하고, 발열이 심한 상태가 계속되면 온도를 낮추고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성능을 낮추는 ‘스로틀링’ 기능이 달렸다. 그만큼 PC가 느려지고,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최상급 사양의 고성능 PC일수록 더욱 온도에 민감하다. 오죽하면 ‘여름철 집에서 PC 쓰려면 에어컨은 필수품’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안그래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 및 원격 근무, 온라인 학습을 위해 없던 PC를 새로 장만한 이들이 많다. 비싼 돈 주고 산 PC가 무더위에 건강하게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데스크톱 PC는 설치공간부터 살펴야

데스크톱 PC의 본체는 구석진 곳 보다는 개방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 IT조선 DB
초소형 미니 PC가 아닌 대부분의 데스크톱 PC는 노트북보다 내부 공간이 넉넉해 발열 대처에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사용 환경이 좋지 못하면 데스크톱도 버틸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우선 설치 장소부터 확인해야 한다. 모든 PC는 발열 해소를 위해 외부의 찬 공기를 빨아들여 내부를 식히고, 뜨거워진 공기를 밖으로 강제 배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때문에 PC 주변의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해 설치 장소는 최소 2면 이상 개방된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 3면 이상 트인 공간이 베스트다.

간혹, 설치 공간이 마땅치 않아 책상 밑, 방 모서리와 겹친 책상 모서리 등 구석진 위치에 바짝 붙여놓는 경우가 있다. 소형 미니 PC인 경우 사방이 막힌 책장 속에 넣기도 한다. 그럴수록 숨쉬기 힘들어진 PC는 과열되기 더욱 쉬워진다. 아무리 좁더라도 PC 본체는 주변 벽과 2㎝ 이상 띄워놓는 것을 권한다. 못생긴(?) PC를 가리거나 먼지로부터 보호한답시고 장식용 천이나 가리개 등을 덮는 것도 금물이다.

조립PC는 케이스와 쿨러 선택도 중요

고성능 PC일수록 케이스와 CPU 쿨러 선택이 중요하다. 방송용 PC에 고성능 공랭 CPU 쿨러를 장착한 모습 / 최용석 기자
데스크톱 조립 PC를 새로 구매하는 경우라면 케이스도 잘 골라야 한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통풍이 효율적으로 잘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냉각 팬이 많이 달렸다고 무조건 냉각 성능이 좋은 케이스가 아니다.

특히 시각 효과 극대화를 위해 화려한 RGB 팬과 강화유리 패널을 채택한 PC 케이스가 늘고 있다. 측면 강화유리는 크게 문제가 안 되지만, 정면 패널까지 강화유리를 적용한 케이스는 흡기가 잘 안 돼 냉각 성능이 떨어지고 내부 온도가 쉽게 오르는 제품이 더러 있어 조심해야 한다. 추가 팬을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는 그만큼 냉각 효율을 쉽게 높일 수 있지만, 팬이 늘어날수록 반대급부로 소음이 커질 수 있다.

종종 데스크톱 사용자 중에 케이스 뚜껑을 열고 쓰면 온도가 내려간다는 이들이 많다. 그건 케이스 자체의 통풍, 냉각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친다는 증거다. 제대로 된 케이스는 뚜껑을 닫았을 때 온도 관리가 더 잘 되는 제품이다.

고성능 게이밍 PC의 경우 CPU 쿨러도 신경써야 한다. 간혹 비용 절감을 위해 CPU 번들 쿨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번들 쿨러는 단순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성, 유튜브 등 콘텐츠 감상에는 문제가 없지만 게임 실행 시 발열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은 대부분 조립 업체에서 PC 사양에 맞춰 적당한 쿨러를 권장하는 경우가 많으니, 몇만 원 아낀답시고 기본 번들 쿨러를 고집하지 말자.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사양에 맞춘 쿨러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나오니 당장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노트북도 ‘냉각’이 중요한 시대

시중에 판매 중인 다양한 휴대용 노트북 스탠드의 모습 / 네이버 쇼핑 갈무리
요즘 노트북은 하드웨어 스펙과 성능이 데스크톱 못지않게 준수한 제품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만큼 노트북의 발열도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게임 한 번 돌리니 CPU 온도가 90도를 넘어가고, 고속으로 도는 냉각팬에서 굉음이 발생하는 것은 실제로 흔한 모습 중 하나다.

자주 이동하며 잠깐씩 꺼내 쓰는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실내에서 한 곳에 고정한 채로 노트북을 오래 사용한다면 노트북용 스탠드(또는 노트북 받침대, 노트북 거치대)를 하나쯤 장만하는 게 좋다. 대다수 노트북은 외부의 찬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기구가 뒤쪽 후면에 달려있다.

노트북을 평평한 바닥에 그대로 놓고 쓰면 좁은 틈으로 공기를 빨아들여야 하므로 흡기 효율이 떨어지고, 노트북의 복사열로 바닥이 더워져 냉각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에는 좋지 않다. 흡기구 주변을 바닥에서 1㎝ 이상 충분히 떨어뜨려 주기만 해도 흡기 효율이 높아져 풀로드(최대 성능 가동) 시 노트북 CPU와 GPU(그래픽카드) 등의 온도를 몇도 더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노트북 스탠드도 가급적 바닥의 흡기구를 가리지 않는 형태의 제품이 냉각 효과가 좋다. 냉각 효과 향상을 추가 팬이 달린 스탠드는 효과는 좋은데, 부피가 크고 무거워 휴대하기는 어려운 제품들이 대다수다. 외부 휴대까지 고려한다면 가볍고 튼튼한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접이식 스탠드도 괜찮다. 비닐 포장을 벗기지 않은 고무 지우개 2개를 노트북 뒤쪽 귀퉁이에 괴어 주는 것도 스탠드를 대용하는 임시방편으로 쓸만하다.

덤으로, 노트북 스탠드를 사용하면 키보드 각도도 적당히 세워지기 때문에 텍스트 타이핑을 많이 하는 경우 손목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주기적인 PC 안팎 청소도 중요

오래 사용한 PC는 내부 핵심 부품 주위에 먼지가 쌓여 성능이 저하되기 쉽다. / IT조선 DB
에어컨이나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 팬을 사용해 공기가 드나드는 가전 기기는 성능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팬과 필터 등에 쌓인 먼지를 청소해야 한다.

PC 역시 마찬가지다. 장시간 PC를 사용하면 흡기구와 그 주변, 냉각팬 표면, 방열판 등에 먼지가 쌓여 냉각 성능이 떨어지고, 소음도 커지기 쉽다. 최소한 분기당 1회 이상 PC 안팎에 쌓인 먼지를 청소해 냉각 성능이 최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 소유주가 자신의 차를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요즘 고성능 PC에 많이 채택하는 일체형 수랭 CPU 쿨러의 경우, 라디에이터(열교환기)에 쌓인 먼지를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과열로 냉각수가 끓어올라 터지는 경우가 가끔 있으니 더욱 신경써야 한다.

그나마 부품들이 크고 내부 공간이 넉넉한 데스크톱은 조금만 손재주가 있으면 쉽게 청소가 가능하지만, 부품들이 작고 정교한 노트북은 초보자가 잘못 건드리면 파손되어 엄청난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무리하지 말고, 가까운 공식 서비스 센터나 노트북 전문 수리점을 방문해 공임을 주고 내부 청소를 맡기는 게 낫다.

이러한 것들만 잘 기억하고 챙길수록, 무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도 사용하는 PC가 늘 건강하게 제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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