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해외서 살길 찾은 스타트업, 비결은?

입력 2020.08.31 06:00

美 진출 성공 모션투에이아이 김병수 대표
동남아 시장 진출 앞둔 쿼타북 최동현 대표
비대면 인터뷰로 성공 비결 들어

"미국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물류기업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일본 기업 여러 곳과도 협력을 논의 중입니다."(김병수 모션투에이아이 대표)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털(VC)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합니다."(최동현 쿼타북 대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모션투에이아이와 쿼타북이다. 양사는 올해 초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 구글도 이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 진출할 만한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입주사로 채택해 업무 공간과 네트워킹,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두 기업은 분야별 전문성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모션투에이아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센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다. 지게차 관제가 가능한 모션키트와 모션FMS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CJ대한통운, 한국로지스풀 등과 협력한 데 이어 대기업 2곳과도 협약을 검토 중이다.

쿼타북은 주주명부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증권 관리 솔루션을 만들었다. 스타트업과 VC업계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3월에는 주주총회 기능을 추가해 총회 준비부터 종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90% 절약할 수 있게 했다.

최동현 쿼타북 대표(위)와 김병수 모션투에이아이 대표가 영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구글 미트 갈무리
IT조선은 김병수 모션투에이아이 대표와 최동현 쿼타북 대표를 공동 인터뷰했다. 다음은 두 대표와 일문일답.

―김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 최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출신이다.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

김병수(이하 김) : "처음부터 물류산업을 택한 건 아니고 기술만 가지고 창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IT기업, 네이버랩스, 삼성전자 등에서 자율주행 기술력을 쌓은 인재들이 모였다. 다들 자율주행 기술 자체는 훌륭하지만 실제 시장에 잘 쓰이지 않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적용 분야를 고심한 결과가 물류 산업이었다. 선택은 옳았다. 데이터와 AI를 활용, 차량 100대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연간 20억을 절감해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최동현(이하 최) : "VC에서 일하면서 몸소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했다. 미국은 대부분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증권을 관리한다. 캐나다와 유럽도 빠르게 도입하는 추세다. 반면 한국은 아직 관련 SW가 부족해 불편함이 크다. 10~20년 후에도 엑셀로 관리하고 있을 순 없지 않나. 몇몇 VC 출신 인재와 뭉쳐 공동 창업했다.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특히 비상장시장에서 증권 발행과 유통까지 자동화하는 것에 집중했다."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다. 경쟁력이 무엇인가.

김 :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늘면서 차량 관리가 복잡해졌고, 이에 따라 고도화된 기술 수요가 늘었다. 기술 채택도 대부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으로 이뤄지면서 국가 간 경계도 사라졌다. 해외 진출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특히 우리 기술은 현지화가 필요없다. 한국 시장을 뚫고 미국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 "업계에서 바랐던 서비스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주주총회 기능도 반응이 좋다. 주주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서류 준비, 위임장 발송, 의사록 작성 등 많은 일을 처리해야 했다. 처음 창업한 사람들은 우왕좌왕한다. 관련 업무 모두 자동화했다. 향후 재무 관리, 해외 투자자를 위한 가상 딜링룸 등을 업데이트해 편리한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타격은 없었나.

김 : "물류산업은 오히려 성장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잠시 위축되기도 했지만 온라인 쇼핑 증가 등에 힘입어 회복했다. 물류 창고 관제 솔루션에 대한 문의도 잇따른다. 다만 코로나19로 대형 전시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다양한 고객사를 만날 기회가 줄어든 점은 아쉽다"

최 : "쿼타북은 B2B 서비스다. 코로나19로 개개인 소비가 위축된 것에 비해 기업 소비는 비교적 덜 영향을 받았다. 오프라인 미팅이 지연 또는 취소된 점은 어려운 부분이지만 온라인 협업 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구글 스타트업 입주 기업으로 선정됐다. 어떤 도움을 받았나.

김 : "구글 어드바이저가 미국 현지 투자자에게 우리를 추천했다. 투자를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구글 캠퍼스팀은 구글리서치로부터 AI 기술의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차기 제품에는 구글 기술력을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 : "구글 캠퍼스에 공간을 활용하면서 사무실 관리 비용 등을 절감한 덕분에 채용에 투자할 여유가 생겼다. 입주 당시 2명뿐인 직원이 지금은 두 자릿수로 늘었다. 또 구글 캠퍼스 입주기업이라는 점이 인재 채용과 투자 면에서 좋은 이미지로 작용했다."

―신산업을 이끌 스타트업 대표로서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김 : "과거 물류산업이 노후산업으로 여겨진 것과 달리 최근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급성장한다. 다만 규모가 커지면서 화재 등 사고도 많아졌다. 표면적 원인은 다르지만 과부하가 근본 문제다. 교통량이 늘어나면 도로를 넓히는 등 정부가 대책을 세우지만 물류창고는 사유공간이라는 이유로 인프라 구축이나 가이드라인 마련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최 : "디지털 전환에 대한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OECD 36개국 중 33개국이 이미 도입한 전자증권제도를 한국은 작년에서야 시작했다. 혁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신기술에 우호적인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

―올해 목표는.

김 :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 매출이 늘어 회사 규모가 커졌으면 한다. 현재 주 매출원인 모션키트를 기반으로 향후 사람과 로봇이 협동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 : "증권 관리 문화가 비교적 취약한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려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홍콩 VC와 미팅도 진행했다. 영업, 시장 조사, 네트워킹 등 해외 진출 밑작업에 집중한다. 이를 위한 채용도 진행 중이다. 상장시장과 비상장시장 모두 아우르는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장기 목표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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