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격변기다. OTT 업체별 전략은 천차만별이다. 신규 플랫폼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로 서비스 차별화를 노리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다른 기업과 제휴를 맺거나 결합하는 합종연횡을 택하기도 한다. 흥행 전략이 천차만별인 셈이다.

연애혁명, 아만자 포스터/ 카카오M
연애혁명, 아만자 포스터/ 카카오M
1일 OT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은 이날 카카오TV 리뉴얼과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를 대거 오픈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드라마는 '아만자'와 '연애혁명' 2개다. 예능은 '찐경규', '내 꿈은 라이언', '카카오TV 모닝', '페이스아이디',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을 선보인다. 모두 회 당 10~20분 내외인 ‘숏폼' 형태다. 일부는 세로형 콘텐츠로 제작했다. 카카오톡으로 유입할 모바일 시청자들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보기 전 광고를 봐야하므로 유료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광고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며, 유튜브 등에 대항할 광고 플랫폼으로 주목받는다. 향후 유튜브처럼 월 구독료를 내면 광고를 보지 않는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M 관계자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광고를 없애고 월 구독형 모델로 간다든지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며 "타 사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구체적으로 특정 사업자와 진행한다는 것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바일 플랫폼 1위 사업자인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자, 다른 OTT 기업의 긴장도가 증폭한다. 카카오M은 2023년까지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출범했던 웨이브 투자 규모와 맞먹는다.

최근 왓챠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며 방향을 선회했다. 왓챠는 그동안 콘텐츠를 수급해 제공하는 형태를 유지했다. 타 사업자와 제휴하기 보다는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국내외 OTT 시장경쟁이 격화하는 상황 속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체 제작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왓챠 관계자는 "올 초부터 자체 제작 콘텐츠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최근 추진하는 ‘왓챠 시리즈 각본 공모전'은 자체 제작 콘텐츠 계획의 일부며, 다른 방법들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합종연횡만이 살길?

타 사업자와의 협업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곳도 있다. CJ ENM과 JTBC이 대표적인 예다. 양 사는 조인트벤처 출범 전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두 사업자 모두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만큼 협업을 기대하는 사업자들이 많다. 정부 역시 토종 OTT들의 연합을 요구하기도 했다. 힘을 합쳐 넷플릭스와 경쟁할 힘과 규모를 가지라는 것이다.

최근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이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을 언급한 후로 국내 OTT 통합론이 부상 중이다. 하지만 플랫폼 단일화를 원치 않는 사업자들도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아직 새로운 법인이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서비스를 합치느니 마니 하는 것은 이르다"며 "티빙의 통합보다는 조인트벤처(JV) 출범에 우선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유튜브라는 거대한 공공의 적이 있는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주권을 지키기 위해 사업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콘텐츠를 서로 배타적으로 주지않는 방식은, 당나라가 쳐들어왔는데, 신라와 백제가 싸우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웨이브에 투자한 SK텔레콤이 카카오와 지분 교환을 통한 혈맹을 맺고 있는 만큼 웨이브와 카카오TV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체 제작 콘텐츠 개수를 늘려나가는 KT의 시즌도 타 사업자와의 제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