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그 이상의 성공’

국내 첫 인공지능(AI) 교과서에 대한 평가다.

학생에게 ‘생소한 알고리즘을 쉽게 이해시키려 했다는 점’ 그리고 유튜브가 익숙한 z세대를 고려해 ‘추천시스템을 별도 주제로 잡았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다만 AI 깊이 측면은 다소 아쉽다.

6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인천시는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AI)을 가르친다. 인천교육청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담은 교과서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 최종 승인을 마쳤다. 교과서는 보통교과 진로선택과목 인정도서로 채택되어 2학기부터 고등학교에 정식 도입된다.

 인천시교육청이 2학기보다 도입하는 AI 관련 교과서 ‘인공지능과 피지컬컴퓨팅’.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이 2학기보다 도입하는 AI 관련 교과서 ‘인공지능과 피지컬컴퓨팅’. /인천시교육청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은 1부 ‘인공지능’과 2부 ‘피지컬 컴퓨팅’으로 구성됐다. 코딩과 같은 실제 개발법보다, AI이해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이 있어 눈길을 끈다.

난이도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중요한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에게 큰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다. 교과 내용은 현재 사용하는 AI 기법과 개념이 담겨, AI를 자유롭게 다루는 ‘AI네이티브’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부 인공지능은 어렵다는 AI에 관한 선입견을 깨는 구성으로 이뤄진 1장으로 시작한다. 간단한 정의와 발전 방향부터 알고리즘(문제 해결 방법)까지 다룬다. 많은 학생에게 생소할 알고리즘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설명해 AI 이해를 돕는다.

특히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이 익숙한 z세대(웹사이트와 스마트폰이 익숙하고 선호하는 세대. 흔히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을 말함)를 고려해, 추천 시스템을 별도 주제로 구성했다.

 ‘인공지능과 피지컬컴퓨팅’ 목차. /IT조선
‘인공지능과 피지컬컴퓨팅’ 목차. /IT조선
인공지능 활용에 해당하는 2장의 경우, 1장보다 전문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 전체적으로 주류 AI 개발법인 ‘머신러닝’을 다룬다. 지도학습, 딥 러닝, 비지도 학습 등 AI 학습 방법을 종류별로 꾸며 AI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부인 피지컬 컴퓨팅은 실습할 수 있는 다수의 예시로 꾸며졌다.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여 컴퓨터에 활용하는 피지컬 컴퓨팅을 고려한 커리큘럼이다.

인천시교육청이 한발 빠르게 준비해 올해 AI교과서가 나올 수 있었다. 인천시교육청은 2019년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위한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 교육과정을 승인했고, 바로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가 지난 8월 초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교육안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약 일 년 반 빠른 선제 조치다.

교과서는 전문가와 현장 교사가 함께 집필했다. 개발에 참여한 김석전 송도중 교사와 김세호 광성중 교사는 "그동안 적절한 수준의 AI 수업 교재가 없어 대학 전공 서적을 발췌해 가르쳤다"며 "이번 교과서를 통해 많은 학생이 AI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각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