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린 PC방 ‘PC 대여 서비스’ 이용해도 좋을까

입력 2020.09.06 06:30

최근 코로나 확산 방지 조치를 이유로 정부는 2단계 조치를 통해 PC방, 노래방, 뷔페식당 등의 업종을 고위험군 시설로 지정하고 영업 중지 조치를 내렸다. 갑작스레 생계 수단을 잃게 된 해당 업종 종사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일부 PC방이 ‘PC 유료 렌털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다. 영업 중지로 멀쩡한 PC들을 놀릴 바에야, PC가 필요한 이들에게 대여해서 활로를 찾겠다는 PC방 점주들이 내놓은 일종의 궁여지책이다.

PC방의 PC 렌털 서비스 홍보 배너 / 커뮤니티 갈무리
업계에 따르면 일부 PC방에서 시행 중인 PC 렌털 서비스는 PC방에서 영업용으로 쓰던 PC를 일정 비용을 받고 빌려준다.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된 서비스 요금표에 따르면 PC방 평균 사양(i5-9400F, GTX 1660 슈퍼, 16GB 메모리 등) 본체 기준으로 대여 비용은 15일이 12만5000원, 30일이 21만5000원 수준이다.

그래픽 사양이 좀 더 높은 제품(i5-9400F, RTX 2070 슈퍼, 16GB 메모리 등)의 경우 15일에 14만원, 30일에 25만원이다. 게임 사양 모니터까지 함께 빌리면 15일에 2만5000원~3만원의 추가 요금이 붙는다.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 등은 서비스로 지원된다.

가장 낮은 사양으로 PC 1세트(본체+모니터)를 빌리면 한 달 기준 24만5000원으로, 하루 약 8000원 수준이다. 수도권 PC방 최저 이용 요금이 시간당 1000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종일 PC방을 이용하는 비용으로 대여 기간 PC를 맘껏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i5-9400F, GTX 1660 슈퍼, 16GB 메모리의 구성은 현재 정식 서비스 중인 대다수 인기 온라인 게임을 충분히 실행하고 즐길 수 있는 사양이다. 고사양 게임으로 알려진 ‘배틀그라운드’나 ‘검은사막’ 등도 게임 옵션을 조정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평소 PC방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대여 비용이 적당하다는 반응이지만, 하드웨어 유저들이 즐겨찾는 커뮤니티에서는 상대적으로 돈을 더 들여서 자신이 쓸 PC를 사겠다는 의견을 보인다.

PC방의 이러한 PC 대여 서비스는 평소 PC방을 자주 이용하지만 영업 중지 조치로 갈 수 없는 이용자, 당장 게임 사양의 PC가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이 큰 이용자, 휴가를 나온 군인이나 단기 출장 등으로 짧은 기간 동안 사용할 PC가 필요한 직장인 등에게는 괜찮다는 평가다. 비슷한 사양으로 조립 PC를 새로 장만하면 최소 약 70만원~80만원 안팎의 비용이 요구된다.

일례로, 그래픽카드 및 미니PC 전문기업 조텍코리아는 지난해 말 휴가 나온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고사양 게이밍 PC 무료 대여 서비스를 진행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잠시 쓸 PC가 필요하지만, 새로 사긴 부담스러운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는 평이다.

반대로, 2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PC를 써야 하는 사용자나, 더욱 고사양의 PC가 필요하거나 아예 인터넷 검색과 문서 작업만 할 수 있으면 충분한 저사양 PC가 필요한 사용자, PC방을 자주 이용해도 평균 시간이 3시간 이내로 짧은 사용자라면 득보다 실이 많다. 그럴 경우 용도에 맞춰 PC를 새로 장만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일부 게임이 PC방에서 접속 시 제공하는 각종 추가 혜택을 대여 PC에서는 누릴 수 없는 점도 고려할 사항이다. PC방 혜택을 제공하는 게임들은 등록된 PC방의 특정 IP를 인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일반 가정에서 접속 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VPN(가상사설망) 기술을 이용, 집에서도 PC방 IP로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이는 불법이다.

PC방의 PC를 원격으로 쓸 수 있는 서비스의 홍보 배너. / 홈페이지 갈무리
그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모 PC방용 소프트웨어 업체에서는 PC방 업주들과 손잡고 이용자가 PC방의 PC에 원격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가정에서 보유한 PC 사양에 관계없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고, PC방 전용 혜택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단계를 거치는 ‘원격 접속’의 한계로 직접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에 비해 게임의 응답속도나 반응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용산 P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업무, 온라인수업, 여가용 등으로 최신 PC를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영업 중단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PC방을 돕자는 취지와 단기적으로 PC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잠깐 빌려서 쓰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전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