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새로운 리더를 위한 차,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

입력 2020.09.13 06:00

‘안전의 볼보’가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격전지인 E세그먼트 분야에 승부수를 걸었다. 플래그십 세단 S90의 부분변경을 한국 시장에 투입, 독일 브랜드들의 아성에 도전한다.

신형 S90은 부분변경 차량이지만 파워트레인부터 차체까지 싹 바꾼 새로운 차에 가깝다. 최근 친환경 행보에 속도를 내는 볼보의 글로벌 전략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와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볼보차 S90 B5를 시승하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차량인지 살펴봤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 안효문 기자
48V 하이브리드, 강하고 부드러운 주행감 갖춰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ADAS ‘합격점’

신형 S90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시승차는 2.0리터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엔진 통합형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출발가속과 재시동 시 약 14마력의 추가 출력을 지원한다. 변속기는 8단 자동 기어트로닉을 맞물렸다. 연료효율은 복합 리터당 11.3㎞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엔진룸 / 안효문 기자
48V 하이브리드는 최근 유럽 자동차 브랜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성이다. 전동화 부품을 많이 추가하지 않아도 내연기관차의 효율과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운전에 개입하진 않지만, 필요한 순간에 영리하게 슬쩍 힘을 실어준다.

덕분에 S90의 주행감은 한층 고급스럽고 여유로워졌다. 우선 S90은 시동을 걸어도 진동과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기모터가 차의 시작을 맡기 때문에 엔진을 굳이 요란하게 깨울 필요가 없어서다. NVH(소음 진동)에 특히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호평 받을 요소다.

출발도 가뿐하다. 길이가 5m가 넘을 정도로 한 덩치 하는 S90이지만, 출발가속이 꽤나 경쾌하다. 힘을 쥐어짜내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전기모터가 차를 훅 당겨주는 느낌이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 안효문 기자
이전보다 실내 정숙성이 한층 개선된 느낌이다. 2중 접합유리를 적용하고, 보닛을 비롯한 차 곳곳에 흡음재를 아낌 없이 배치한 덕분이다. 신형 S90이 고급감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증거다.

볼보차는 국내 출시되는 자동차의 안전 최고속도를 180㎞/h로 제한한다. 파워트레인 구성에 비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일상 주행에서 제한속도까지 달릴 일은 거의 없다. 실주행 영역 대부분의 구간에서 힘이 부족하거나 가속성능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평소에 안전하고 재밌게 운전을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페달 반응은 경쾌하다. 변속기 반응도 민첩하다. 스포츠모드에서는 변속을 4000rpm 전후까지 기다린다. 보다 역동적인 반응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페달 답력이 조금 가볍고, 고속구간에서 노면진동이 조금 강하게 전달된다는 느낌도 받았다. 취향에 따라 거슬릴 수도 있겠다.

볼보의 첨단 안전기술은 정평이 나있다. 신형 S90은 전 트림에 첨단 안전 패키지 ‘인텔리 세이프'를 기본 적용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일종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활성화하면, 차가 스스로 앞차와 간격 및 상대속도를 유지하며 차로 중앙에 맞춰 달린다. 스티어링휠이 움찔움찔하며 부지런히 차선을 지키는 것을 손에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차나 보행자, 자전거 등과 충돌위험을 감지하면 작동하는 긴급제동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에 반대차선 접근차량 충돌 회피나 도로이탈 완화 등의 기능도 탑재했다.

볼보의 ADAS는 양산화된지 오래된 만큼 완성도도 높다. 각 기능이 작동할 때 위화감이 적고, 반응속도도 빠르다. 추돌 위험을 감지하는 범위는 꽤 넓다. 시승 초반 차의 잔소리(?)를 자주 들었지만, 감지폭에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 확보
B&W 오디오 등 편의품목 경쟁력 높아

볼보차는 국내 S90 라인업을 전부 ‘롱보디’로 교체했다. 한국시장에서 실내공간의 중요성을 잘 알고 내린 결정이다. 덕분에 신형 S90은 E세그먼트로 분류되지만 한급 위의 차들과 비견될 정도의 넉넉한 실내를 확보했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뒷좌석 / 안효문 기자
차 길이는 5090㎜,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060㎜에 달한다. 이전보다 전체 길이가 125㎜ 늘었는데, 대부분이 2열 실내공간 연장에 할애됐다. 오너드리븐(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방식) 비중이 높았던 S90이지만, 쇼퍼드리븐(운전자를 따로 두는 방식)까지 겨냥한 구성이다.

널찍한 공간은 가죽 등 고급 소재로 꼼꼼히 감쌌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기조가 신형 S90에도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구조에 멋을 부릴 곳은 확실히 힘을 줬다. 투명한 유리로 만든듯 한 독특한 기어노브가 대표적인데, 명품 크리스탈 브랜드 오레포스 제품이다. 뒷좌석 암레스트도 디자인과 구조를 변경해 고급감을 더했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앞좌석 / 안효문 기자
편의품목 구성이 알차다. 국내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바워스&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은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재즈클럽 모드와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 등이 추가됐고, 물리적 공진 상태를 섬세하게 재현하는 컨티뉴엄 콘으로 공간감을 한층 개선했다.

여기에 PM 2.5㎍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내는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AAC) 시스템,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9인치 터치 스크린 센서스 등도 적용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시 손으로 글씨를 써 입력할 수 있는 기능도 유용하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내비게이션 / 안효문 기자
사전계약 3200대, 초반 인기몰이 성공
신선하고 균형 잡힌 상품성 돋보여

볼보차 신형 S90은 사전계약만 3200대를 넘어설 정도로 초기 시장 반응이 뜨겁다. 다른 볼보차와 마찬가지로 신형 S90과 마찬가지로 계약 후 수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안전'이라는 가치를 브랜드 매력으로 끌어올린 브랜드는 자동차 역사 속 볼보차가 최초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볼보차는 국내 E세그먼트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독일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원체 높았다. 신형 S90은 그래서 ‘강남 쏘나타'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한다. 물량 확보면만 놓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온다. 인증 막바지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기대된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의 가격은 6690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m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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