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폼팩터(새로운 기기 형태) 스마트폰 ‘LG 윙'이 오늘(14일) 오후 베일을 벗는다. 폴더블폰 중심으로 흐르던 폼팩터 경쟁에서 듀얼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기 외형뿐 아니라 모바일 사용성에서의 혁신 여부가 흥행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 윙 예상 렌더링 모습 / 에반 블래스(IT 팁스터)
LG 윙 예상 렌더링 모습 / 에반 블래스(IT 팁스터)
LG전자는 자사 전략 스마트폰 LG 윙을 14일(오늘) 온라인 행사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행사인 만큼 해외 시간에 맞춰 행사는 오후 11시에 온라인 생중계된다.

LG 윙은 두 개 디스플레이가 겹쳐진 스위블(돌리는 형태)폰이다. 앞에 위치한 메인 디스플레이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 T자 모양으로 만들면 후면인 보조 디스플레이가 나타나 동시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LG전자는 2일 행사 소식을 알리며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영상 초청장도 공개했다. 23초 분량의 영상에는 파도를 주 배경으로 LG 윙 상징인 T자 모양이 담겼다. 영상 말미에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때 삶은 기대 이상이 된다(Life gets better in unexpected ways)’는 문구를 포함해 LG전자의 혁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펀치홀·노치 없앤 메인 디스플레이…돌리면 보조 디스플레이까지 활용

다수 외신과 국내외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LG 윙은 6.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에 4인치대 후면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메인 디스플레이에 노치(카메라나 센서 등을 위해 화면 상단 일부를 파낸 형태)나 펀치홀(카메라 구멍을 화면에 동그랗게 만든 형태)이 없어 화면 전체를 활용할 수 있다.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사라진 전면 카메라는 기기가 T자 모양일 때 보조 디스플레이 상단 오른쪽에서 팝업 카메라로 나타난다. 후면 카메라는 3개 렌즈를 나란히 수직으로 정렬한다. LG 벨벳과 유사하다. 다만 유출된 렌더링을 보면 렌즈별 크기가 달랐던 LG 벨벳과 달리 이번엔 크기가 모두 동일하다. LG 벨벳에서 후면 카메라 아래에 있던 LED 플래시를 이번엔 카메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한 점도 차이점이다.

LG 윙에서 모바일 레이싱 게임 ‘아스팔트9’ 실행하는 모습 / 안드로이드 어쏘리티
LG 윙에서 모바일 레이싱 게임 ‘아스팔트9’ 실행하는 모습 / 안드로이드 어쏘리티
기기 두께는 두 개 스마트폰이 겹쳐져 있지만 두껍지 않다. 메인 디스플레이를 얇게 구현한 덕분이다. 외부에 유출된 실물 영상을 보면 시중에 나온 폴더블폰보다는 상대적으로 두께가 얇다.

유출된 렌더링에 따르면 기기 색상은 두 가지다. 무광 형태의 블랙 색상과 그라데이션 효과를 가미한 흰색이 있다. 흰색 기기는 LG 벨벳처럼 빛 반사에 따라 여러 빛으로 색이 변한다.

스마트폰 두뇌라 일컫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765G를 탑재한다. 보급형 5G 기기로 8월 선보인 LG Q92의 AP와 동일하다. 램(RAM)은 8GB로 저장 공간 크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드웨어 혁신하지만 흥행 핵심은 ‘모바일 사용성'에 있다

LG 윙 출시가 임박하자 외신은 기대감을 나타낸다. 접는 형태의 폴더블폰이 주류로 자리하던 폼팩터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다는 이유다. 폴더블폰이 지니던 문제를 개선하는 점도 기대 사유가 됐다.

영국 IT 매체 T3는 "LG 윙이 스마트폰 미래가 될 수 있는 대담한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LG 윙은 폴더블폰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힌지(경첩)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며 "전면 카메라를 후면 디스플레이로 옮겨 베젤 없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전면 디스플레이 화면 공간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T3에서 공개한 LG 윙 가상 사용 모습 / 사랑 셰스
T3에서 공개한 LG 윙 가상 사용 모습 / 사랑 셰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기기 형태가 새롭지만 앱 지원 등의 사용성에 의문이 든다는 반응이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한 사용자(몬****)는 "애플처럼 자체 소프트웨어를 지원 혹은 커스텀 운영체제(OS)나 전용 OS를 깔끔하게 만들어서 가져와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우려를 인식한 듯 LG 윙 출시 예고와 함께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추진 의사를 밝혔다.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과 구분해 모바일 경험 혁신을 목표로 하는 라인업을 별도로 구축한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혁신하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네이버와 픽토, 레이브, 퀄컴 등 파트너사와 협력한다. 고객의 기기 사용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최적의 모바일 사용성을 파트너사와 제공할 예정이다. 4주 정도 LG 윙을 사용해보고 경험을 공유하는 LG 윙 체험단 운영도 예정돼 있다. 체험단 아이디어와 의견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고객에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려는 LG전자의 과감한 변신이다"라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 욕구를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