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언론을 통해 ‘애플이 게임만 차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가 서비스하는 영상·음악 콘텐츠는 따로 앱스토어에 올릴 필요가 없으나, 애플 정책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개별 게임을 모두 앱스토어에 올려야 하는 탓이다.

MS는 15일부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클라우드(xCloud)를 한국 등 세계 22개국에서 서비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이폰·아이패드 등 iOS 기기는 지원하지 않는다.

엑스클라우드 이미지 / SKT
엑스클라우드 이미지 / SKT
iOS 기기만 서비스 범위에서 빠진 이유는 앱스토어 약관 탓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콘텐츠를 애플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앱스토어의 모든 콘텐츠는 애플의 심사를 받는데,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는 게임이 꾸준히 변해 일괄적으로 심사하기 어렵다는 탓이었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각) iOS 14 출시를 앞두고 앱스토어 약관을 수정해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를 명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약관에서 "앱과 서비스에서 공유하는 단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다만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구독으로 제공하는 게임은 앱스토어에서 직접 내려받아야 하고 구독자 중복 결제를 방지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애플의 입장은 변하지 않은 셈이다. 새 약관도 결국 애플이 모든 게임을 심사하고, 다운로드하도록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요컨대, 게임을 전부 개별 앱으로 앱스토어에 출시하고, 이를 일종의 ‘카탈로그’처럼 정리해 선보이는 방식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기술 매체 더 버지의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MS는 또다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MS는 OTT서비스나 음악 앱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을 예로 들어 지적했다. 애플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스포티파이 등 앱에 대해서는 개별 영화, 음악을 따로 앱스토어에 올리도록 강요하지 않는데, 게임만 다르게 취급한다는 주장이다. 게임은 앱스토어,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이다.

MS는 "이는 여전히 ​​이용자에게 나쁜 경험이 될 것이다"라며 "게이머는 영화나 노래와 마찬가지로 한 앱에서 별도 다운로드 없이 모든 게임을 일일이 내려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 기기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개별 앱을 전부 앱스토어에 출시하면, 앱 내부 결제 30% 수수료를 애플에 지불해야 한다. 최근 애플은 30% 수수료 문제를 두고 에픽게임즈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MS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한편, 페이스북이 8월 출시한 페이스북 게이밍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애플 약관 탓에 안드로이드와 달리 iOS에서는 게임을 즉석에서 실행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당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CO)는 "불행히도 페이스북 게이밍 앱을 애플에 승인받기 위해 게임 플레이 기능을 완전히 제거해야 했다"며 "iOS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보다 열등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