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탈모 치료를 위한 모유두세포 보관·배양 서비스를 시행하려고 합니다. 탈모 치료는 이제 희망고문이 아닙니다. 세포로 나 자신을 치료하는 진정한 ‘마이 셀 케어(My Cell Care)’ 시대를 열겠습니다."

윤정인 한모바이오 대표는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처럼 밝혔다. 한모바이오는 이날 ‘세포 배양을 통한 새로운 탈모 치료의 희망’을 주제로 탈모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윤정인 한모바이오 대표가 한바이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한바이오
윤정인 한모바이오 대표가 한바이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한바이오
한모바이오는 세포 전문 바이오 기업 한바이오 자회사다. 모발 성장 핵심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 대량 배양 기술을 기반으로 탈모 세포 치료제를 연구·개발한다. 두피로부터 분리한 모유두세포를 대량 증식한 뒤, 이를 다시 두피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탈모 환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 주로 30~40대 환자다. 관련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한다. 하지만 영구 치료제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경구용 치료제와 국소 치료제, 모발 이식술, 주사제 등이 종종 활용되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보일 뿐이다.

한모바이오가 모유두세포에 초점을 맞춰 탈모 치료제 연구를 진행한 배경이다. 모근 가장 아랫 부분에 위치한 모유두세포는 모발 성장을 돕는다. 윤정인 한모바이오 대표는 "모유두세포는 모발 굵기와 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세포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세계 일각에서는 탈모 치료를 위해 모유두세포를 분리·배양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두피로부터 모유두세포만을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 ▲세포 증식율이 떨어진다는 점 등의 한계를 이유로 연구 성과가 더뎠다. 한모바이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유두세포를 분리했다.

윤 대표는 "모낭 내 모유두세포를 약품 처리 등 화학적 방법이 아닌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대량 증식 배양에도 성공한 상태고, 세포 활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한모바이오가 가진 대량증식 배양기술을 적용하면 1개 모유두세포로 9000만개의 세포를 증식할 수 있다. 모발 수로 따지면 머리카락 한 모로 3만모 정도를 재생시키는 수준이다.

한모바이오는 첨단재생바이오법(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GMP(의약품 제조·관리) 시설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시설을 갖춘 뒤 이르면 올해 11월 쯤에는 모유두세포 보관 서비스를 먼저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모바이오가 주장하는 모유두세포 보관 기관은 약 40년 정도다. 탈모 세포 치료제 임상은 올해 안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실질적인 탈모 치료 관련 시술은 내년 이후로 전망된다.

윤 대표는 "모유두세포 배양과정에서 발견한 성분을 추가로 개발해 발모와 탈모 억제를 위한 제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며 "2021년 말에는 모유두세포를 이용한 헤어 제품 개발 뿐 아니라 시술 병원 협업, 바이오의약품 CMO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포로 나 자신을 치료하는 진정한 ‘마이 셀 케어(My Cell Care)’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