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비대면(언택트)' 트렌드를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이끌었다. 휴대폰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직접 방문해 단말기를 구입하던 소비 행태는 철지난 구매 행태처럼 변화한다. 통신 기업의 제품 판매 전략은 비대면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했으며, 다양한 혜택 경쟁을 통한 고객 모시기 경쟁이 한창 펼쳐진다.

카카오페이 스마트폰샵에서 휴대폰 구매 예시 화면 / 스테이지파이브
카카오페이 스마트폰샵에서 휴대폰 구매 예시 화면 / 스테이지파이브
스테이지파이브는 15일 카카오페이 내에 '스마트폰샵'을 열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하면 카카오톡 앱 내에서 스마트폰의 구매와 개통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 이용자는 ‘카카오페이 인증’으로 별도의 신분증이나 서류 없이 본인인증 후, 다양한 스마트폰 및 통신 요금 상품을 손쉽게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다. 스테이지파이브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임시허가를 받은 덕분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복잡했던 이전 통신 가입 절차와 달리, 본인인증부터 결제까지 앱 안에서 이뤄진다. 실제로 구입 과정을 지켜보니,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언택트 구매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는 카카오톡의 ‘핀다이렉트샵’ 채널을 이용해도 된다. 톡채널을 통해 대화형 상품 탐색(챗봇), 전문 플래너와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다. 유형별 간단한 질문은 키워드 입력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해당 샵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갤럭시노트20 울트라 5G를 포함해 LG전자의 벨벳, Q92,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는 기존 KT 요금제인 ‘슈퍼플랜 스페셜’, ‘슈퍼플랜 베이직’, ‘5G 슬림’ 등이 있다. 추후 KT의 일반 요금제로 선택의 폭이 확대될 예정이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현재는 이통사 중 KT만 가능하지만, 향후 지원 이통사를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며 "정부에서도 신규 플랫폼이다 보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를 통해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서비스를 시작했다. KT샵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패스(PASS) 인증앱과 은행계좌 인증을 받으면, 휴대전화 번호이동과 신규 개통을 할 수 있다.

알뜰폰도 셀프 개통 늘어

KT의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이 서비스 중인 셀프 개통 이용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셀프 개통 서비스’는 KT 엠모바일이 2018년 6월 알뜰폰 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대면 개통 서비스다.

KT엠모바일에 따르면 셀프 개통 서비스 출시 2년 2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12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언택트 소비가 각광을 받으면서 ‘셀프 개통 서비스’의 이용률이 급증한 덕분이다. 1월부터 8월까지 KT 엠모바일 전체 신규 가입자 중 셀프 개통 비중은 36.4%에 달한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자체 개통 가입자는 7배 이상 증가했다.

KT 엠모바일은 올해 셀프 개통 서비스와 함께 유통 기업과 제휴를 확대한다. 현재 KT 엠모바일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쿠팡 ▲11번가 등 총 11개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들과 협력 중이다.

2019년 12월 리브엠 서비스를 본격 오픈한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셀프개통으로 가입할 수 있다. 8월 말 기준 리브엠 가입자는 8만명이 넘는 수준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비대면으로 재편

온라인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직원과 소비자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 시 제공하는 인증수단을 통해 이용자가 편리하게 본인 확인을 한 후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는 서비스 출시를 위해 정부에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최근 서울 강남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는 고객이 직접 신용카드와 휴대폰 문자인증 후 유심개통과 간단한 CS처리를 할 수 있는 U+키오스크를 설치했다.

SK텔레콤은 무인매장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의 무인매장은 입장(셀프 체크인)부터 스마트폰 비교, AI기반 요금제 컨설팅, 가입신청 및 휴대폰 수령 등 개통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9월 중 홍대 인근에 무인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을 고려해 오픈 일정을 추석 이후로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