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위블(돌리는 형태)폰 ‘LG 윙’을 선보인 데 이어 롤러블(돌돌 마는 형태)폰 출시를 공식 예고했다. 경쟁사는 폴더블(접는 형태)폰을 선보이며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경쟁을 펼치지만, LG전자는 독자적인 길을 선택했다. 폼팩터 차별화로 기술력을 입증하는 LG전자의 행보에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스위블폰 LG 윙 / LG전자
LG전자 스위블폰 LG 윙 / LG전자
LG전자는 14일 오후 스위블폰 ‘LG 윙’ 공개(언팩) 행사를 진행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신형을 언팩 행사 형식으로 세계 소비자와 미디어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윙은 두 개 디스플레이가 겹쳐 있는 형태다. 바(bar) 모양의 일반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다가 앞면의 메인 화면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뒷면의 보조 화면이 나타나 T자 모양을 형성한다. 메인 화면으로 영상을 보면서 보조 화면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등 멀티 기능을 손쉽게 구현하도록 돕는 제품이다.

LG전자는 LG 윙이 자사 혁신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다. LG전자는 기존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유니버설 라인)과 별개로 혁신적인 제품군을 선보이고자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기 혁신과 함께 진화한 사용성에 초점을 맞추려는 시도다.

LG, 차기 혁신 기기 ‘롤러블폰’도 깜짝 공개

LG전자는 LG 윙 언팩 행사 말미에 향후 출시될 롤러블폰을 깜짝 공개했다. 언팩 행사를 마친 후 13초 정도 이어진 티저 영상을 통해서다. 롤러블폰 외형과 출시 예정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영상에는 검은 배경에 눕힌 형태의 롤러블폰 윤곽이 드러났다. 기기 오른쪽 측면을 통해 화면을 늘리고 줄이면서 롤러블폰이 어떻게 구현될지를 보였다. LG전자는 영상에서 롤러블폰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후속작이라는 암시도 더했다.

LG전자가 LG 윙 언팩 행사 말미에 티저 영상으로 선보인 롤러블폰 윤곽 모습. / LG전자 유튜브 채널
LG전자가 LG 윙 언팩 행사 말미에 티저 영상으로 선보인 롤러블폰 윤곽 모습. / LG전자 유튜브 채널
LG전자가 롤러블폰 출시 예정을 공식화한 것이 처음이다 보니 해외에서도 관심을 표했다. 씨넷 등 외신은 롤러블폰이 보여주는 새로운 스마트폰 디자인이 매력적이라고 호평했다. LG전자가 2019년 공개한 롤러블 올레드(OLED) TV와 유사한 기술을 스마트폰에 선보인다는 설명도 더했다.

미 IT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LG전자는 접는 대신 확장하는 디스플레이로 (기존 폴더블폰) 내구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며 "LG 윙보다 더 유용할 것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LG, 남들과 다른 길 가며 기술력·브랜드 가치 입증

모바일 관련 업계는 LG전자가 잇달아 새로운 폼팩터를 출시하는 것과 관련해 회사의 마케팅적인 전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폴더블폰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출시하며 기술력을 입증, 브랜드 가치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는 설명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수석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선도하는 과정에서 LG전자가 차별적인 폼팩터를 찾다 보니 스위블폰(LG 윙)이나 롤러블폰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그만큼 디스플레이나 폼팩터 측면에서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기술력의 과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새로운 폼팩터 시장에 뛰어들기에 앞서 LG전자가 선제적인 기술 대응에 나섰다고도 볼 수 있다"며 "LG 윙이 출시되면 의미 있는 시장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LG전자의 롤러블폰 출시를 내년 초로 예상한다. LG전자가 통상 연초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해왔다는 이유다.

LG전자는 출시 일정에 대해 함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윙 출시 일정도 안 나온 상태이다 보니 롤러블폰 출시 일정은 더더욱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