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뮬란' 흥행 적신호, 예매율 저조 극장가 노심초사

입력 2020.09.16 06:00

17일 개봉될 디즈니 영화 ‘뮬란(Mulan)’의 한국 흥행에 먹구름이 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뮬란은 15일 기준 예매율 30.8%, 예매관객수 1만명 수준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 재확산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 ‘테넷’의 예매율 84.2%, 9만명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영화업계는 모처럼 등장한 블록버스터 작품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자 노심초사 분위기다. 코로나로 침체된 극장 분위기를 바꾸고, 관객들을 다시 영화관으로 불러 들이기 위해서는 잘 만들어진 대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5일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뮬란이 작품의 내용이 아닌 정치적 이유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영화 실제 흥행성공 여부는 개봉이 된 뒤 입소문 등 관객 평가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뮬란. / 월트디즈니컴퍼니
뮬란이 중국 관련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홍콩 민주화 운동과 티베트 인권문제 때문이다.

뮬란 영화 주인공을 맡은 중국 우한 출생 미국인 ‘류이페이’는 홍콩에서 민주화 운동이 확산되던 당시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말해 영화 팬들의 분노를 샀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뮬란 영화를 보지 않겠다는 운동인 ‘보이콧뮬란(#BoycottMulan)’이 확산된 것도 이때 부터다. 보이콧뮬란 소셜 미디어 운동은 홍콩·대만·태국 등지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월트디즈니는 4일,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먼저 공개된 뮬란 영화 엔딩 장면에서 신장 자치구 투루판시 공안당국과 중국 공산당 신장 선전부 등에 감사 메시지를 실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티베트 소수 민족 인권 탄압 의혹의 중심인 강제 수용소가 설치된 곳이다. 영국 매체 BBC는 수용소 생존자 증언과 유출 문서를 바탕으로 수용소 수감자들이 세뇌당하며 처벌받고 있다 보도한 바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 자치구 강제 수용소에 100만명을 수용해 세뇌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디즈니의 감사 메시지에 영화 팬들은 "독일에서 촬영하고 나치에 감사를 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장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 ‘우산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은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인터뷰를 통해 "영화 뮬란은 위구르족 위기를 눈가림하는 민족주의 드라마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틴 맥커시(Christine McCarthy)’ 월트디즈니컴퍼니 재무책임자(CFO)도 미국 매체 데드라인 인터뷰를 통해 "영화가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며 디즈니가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디즈니 영화 뮬란은 2018년부터 개봉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온 작품이다. 당초 2018년 11월 개봉될 것으로 점쳐왔으나, 2019년으로 연기된 이후 2020년 3월 27일로 개봉일을 확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가가 문을 닫으면서 개봉일은 또 다시 미궁에 빠진 바 있다.

월트디즈니는 코로나 장기화로 극장을 통한 매출 확보가 어려워지자, 9월 4일 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뮬란 영화를 다소 높은 가격인 29.99달러(3만5000원)에 유료 공개했다. 이는 미국 극장 평균 티켓값(9.16달러)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회사는 디즈니플러스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 한해 뮬란 극장 개봉을 진행했다. 11일, 중국에 개봉된 뮬란은 현지서 개봉 첫주 2320만달러(27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