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분사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의제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 /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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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 유력하다.

배터리 사업 분사의 가장 큰 이유는 상장(IPO)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2019년 말 기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수주잔량은 150조원에 달한다. 수주잔량은 계약 금액이다. 실제 제품을 인도할 때 매출로 잡힌다.

이 물량을 소화하려면 현지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하면 분사하는 전지사업부문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만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향후 상장이나 지분 매각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LG화학은 2019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이 열린 2월에 배터리사업 부문 분사를 언급했다. LG화학은 당시 "여러 방안과 옵션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방식이 상당히 다른 석유화학과 전지사업 부문이 한 회사에 있어 장점도 있지만 투자 우선순위 면에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각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이사회가 열리게 되고 분사 확정 시 공시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