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미래포럼’ 개최
코로나19 국제협력연구 성과 공유
세계 58개국 1587명 연구자, 사이트 등록
신청된 연구 프로젝트 32개국 412건 달해
실제 연구 진행 129건 ‘약제·질환 특성 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익명화된 국내 코로나19 환자 데이터를 세계 연구자에 제공했습니다. 소귀의 성과를 달성한 가운데 향후에도 국제협력 연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데이터 표준화 작업과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접근성 향상 등에 매진하겠습니다."

노연숙 심평원 빅데이터연구부장은 16일 오후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보건의료 빅데이터 미래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노연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연구부장이 ‘코로나19 국제협력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 IT조선
노연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연구부장이 ‘코로나19 국제협력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 IT조선
이번 포럼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하고자 심평원이 보유한 의료 빅데이터를 세계 연구자들에게 최초로 개방한 ‘코로나19 국제협력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앞서 3월 심평원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익명화된 국내 코로나19 환자 의료 데이터를 세계 연구자에 공개해 임상·정책 연구 등을 지원해왔다. 실제 환자의 임상 데이터 등 원데이터는 외부에 반출하지 않는 대신 연구자들이 희망하는 연구 관련 분석 코드를 심평원에 보내면 이를 기관 안에서 실행해 결과값만을 반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노 부장은 세계 최초로 심평원이 전 국민 의료 데이터를 개방하면서 국제협력 연구를 시작한 배경으로 한국의 독특한 건강보험제도를 들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천문학적으로 일어나는 가운데 실제 환자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관련 근거를 생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전 국민 대상으로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강제적 사회 보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이 같은 의료 데이터가 시의적절하게 수집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한 국가가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연구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만큼, 관련 데이터를 세계와 공유해 함께 대응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게 노 부장 설명이다.

노 부장에 따르면 심평원 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연구 신규 신청이 종료된 7월 말 기준 세계 58개국 1587명의 연구자가 연구 사이트에 가입·등록했다. 한국과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이스라엘 순으로 많았다.

신청된 연구 프로젝트는 32개국 412건에 달했다. 주로 한국과 미국에서 이뤄졌고 영국과 캐나다, 이스라엘, 이탈리아, 중국, 호주, 인도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신청된 연구 프로젝트 중 실제 분석 코드를 산출해 심평원에 관련 데이터를 요청한 사례는 129건에 그쳤다. 노 부장에 따르면 현재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게재된 논문 또는 심사 단계를 거치고 있는 논문은 66건으로, 약제 연구(32건)와 코로나19 질환 특성 및 요인(26건), 기타 주제(8건)로 나뉘었다.

하지만 아직 해결과제는 산적해 있다. 1500명이 넘는 연구자가 심평원 연구 사이트에 가입·등록했는데도 실제 분석코드를 활용해 진행된 연구는 129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노 부장은 "관심에 비해 데이터 난이도 또는 접근성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 데이터지만, 연구를 위해 수집된 데이터가 아닌 만큼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향후 이 같은 국제협력 연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데이터 표준화 작업과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접근성 향상 등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노연숙 부장은 "심평원은 현재 EDI(의약품제품코드) 등을 국제 표준으로 맵핑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계 연구진이 데이터를 수월하게 다룰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