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업데이트한 아이폰 운영체제(OS) ‘iOS14’에서 버그가 발견됐다. 스크린 타임 내 개인정보 보호 항목을 안내하면서 다른 기능을 같은 문구로 설명하는 오류가 있었다. 새로운 OS 출시 직후 벌어진 현상으로 향후 개선된 기능의 OS 업데이트 버전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OS14 업데이트 후 ‘설정>스크린 타임>콘텐츠 및 개인 정보 보호 제한’ 경로로 들어간 사진과 연락처 항목 모습. 각각 분리된 항목이지만 안내문은 같다. / 김평화 기자
iOS14 업데이트 후 ‘설정>스크린 타임>콘텐츠 및 개인 정보 보호 제한’ 경로로 들어간 사진과 연락처 항목 모습. 각각 분리된 항목이지만 안내문은 같다. / 김평화 기자
22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아이폰 새 소프트웨어 OS인 iOS14를 선보였다.

iOS14는 iOS13 시리즈 버전과 달리 기기 전반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인 운영체제다. 같은 크기의 앱을 나란히 배열하던 과거와 달리 홈 화면에서 다양한 위젯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화면 속 화면(PIP) 기능을 활용하면 다른 앱을 이용하면서 작은 팝업 상태로 영상을 계속 시청할 수 있다.

iOS14는 자체 번역 앱도 추가했다. 문자나 음성을 입력하면 실시간 번역을 제공한다. 전화가 왔을 때 전체 화면을 새롭게 띄우기보다는 상단 배너로 알리는 점도 차이점이다. 메시지 역시 시간순으로 나열하던 과거와 달리 중요 대화를 9개까지 상단에 고정할 수 있게 했다.

개인정보 보호 11개 항목에서 8개가 ‘같은 문구’ 제시

새로운 OS 초기 버전이다 보니 문제도 있다. IT조선 취재 결과 iOS14는 스크린 타임 기능 일부에서 버그가 있었다.

스크린 타임은 아이폰 내 앱별 활동 시간과 관련 기록을 수치상으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특정 앱이나 콘텐츠 사용을 암호화해 제공하기도 하며, 부모가 자녀의 아이폰 사용 시간 등을 제한할 때 쓰기도 한다.

오류는 스크린 타임 세부 기능으로 있는 ‘콘텐츠 및 개인 정보 보호 제한’에 있었다. 콘텐츠 및 개인 정보 보호 제한에는 ▲위치 서비스 ▲연락처 ▲캘린더 ▲사진 ▲블루투스 공유 등 11개 항목이 나열돼 있다. 각 항목에서의 앱별 접근 허용 여부를 구별해 제어하도록 지원한다.

이때 11개 항목 중 ▲연락처 ▲캘린더 ▲미리 알림 ▲사진 ▲블루투스 공유 ▲마이크 ▲음성 인식 ▲미디어 및 애플 뮤직 등 8개 항목에서 같은 문구가 나타났다. 사진 항목에서 제공될 문구가 나머지 7개 항목에서도 동일하게 제공됐다.

구체적으로 ‘변경을 허용하지 않으면 아래에 보이는 설정이 잠기고 새로운 앱에서 사용자의 사진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사용자의 아이폰에 저장된 사진에 사진이 찍힌 장소와 시간, 심도 등의 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다.

반면 버그가 없는 위치 서비스 항목에는 ‘변경을 허용하지 않으면, 아래에 보이는 설정이 잠기고 새로운 앱에서 위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위치 서비스는 GPS, 블루투스 및 크라우드 소스 와이파이 핫스팟과 통신탑의 위치를 이용하여 사용자의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합니다'라고 항목에 맞는 문구가 있었다.

왼쪽부터 iOS14 버전과 iOS13.7 버전에서 각각 연락처 항목을 열면 나오는 안내 문 모습. 과거 버전에서는 연락처 항목에 맞는 안내 문구가 나오지만 iOS 새 버전에서는 사진 항목에서 제시된 안내 문구가 연락처 항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 김평화 기자
왼쪽부터 iOS14 버전과 iOS13.7 버전에서 각각 연락처 항목을 열면 나오는 안내 문 모습. 과거 버전에서는 연락처 항목에 맞는 안내 문구가 나오지만 iOS 새 버전에서는 사진 항목에서 제시된 안내 문구가 연락처 항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 김평화 기자
iOS14.2 베타 버전 나왔다…iOS14.1은 아이폰12에서 공개?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이같은 iOS 버그는 새 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거에도 초기 버전인 탓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능 상의 결함이 발생했다.

iOS13 버전에는 ▲백업 시 아이폰 미복원 ▲메일 앱에서의 발신자·제목 누락 ▲카메라 플래시 미작동 ▲아이클라우드 데이터 동기화 문제 등이 있었다. 앞선 iOS11과 12 버전에서도 마찬가지로 버그가 존재했다.

애플은 버그가 발생할 때마다 개선을 더한 새로운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는 iOS14도 초기 버전인 만큼 곧 후속 버전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21일(현지시각) iOS14.2 공개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베타 버전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선보였다. 애플이 iOS14 버전과 iOS14.2 버전 사이에 있는 iOS14.1 정식 버전을 곧 일반 대중에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베타 테스트를 위해 곧바로 iOS14.2로 건너 뛴 것은 iOS14.1이 곧 일반 대중에 공개되는 것임을 의미한다"며 "애플이 아이폰12 출시를 위해 (iOS14.1을) 아껴뒀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