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갤러리 거래 데이터 가진 에코락갤러리 ‘미술품거래소’ 환영한다

  • 홍기훈 교수·박지혜 대표
    입력 2020.09.23 11:02

    4400억원. 2018년 한해 한국에서 거래된 예술품 거래금액의 추정치(문화체육관광부/(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행하는 ‘미술시장실태조사’ 보고서 참고)다. ‘미술시장실태조사’ 보고서는 금액 범위(총 9개)를 설정한 후 설문조사해 작품 판매 규모를 추정한다.

    손익계산서 매출액으로 판매 총액을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설문조사로 판매 총액을 추산하는 방식. 다른 산업의 그것과 비교하면 일반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미술시장이 설문조사로 판매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본다. 미술시장에서 정보 비공개가 관행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세계 미술품 거래의 50%쯤은 갤러리에서, 나머지 50%는 경매회사에서 이뤄진다. 경매회사에서 미술품을 거래하는 경우 경매회사는 경매가 끝나는 즉시 낙찰가를 공개(경매회사의 프라이빗 세일과 온라인 경매 결과는 비공개)한다. 반면,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거래하는 경우 어느 누구에게도 거래가격을 공시할 의무가 없다. 계약 당사자가 아닌 이상 미술품 가격을 알 수 없다.

    갤러리의 정보 비공개가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신뢰성 저하 문제가 심각해졌다. 대형 갤러리가 이우환 등 한내 유명 작가 위작 시비에 휘말린 것과 같이 갤러리의 규모, 명성만으로는 불확실성(미술품의 적정 가격, 진위 여부 등)을 제거할 수 없다. 불확실성 때문에 오랜 기간 명성을 쌓은 유명 갤러리들조차 회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신뢰에 타격을 입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갤러리의 정보 공개는 미술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그런데, 최근 정보 비공개라는 갤러리의 관행을 깨고 미술계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곳이 있다. 에코락(樂)갤러리의 ‘미술품거래소’다. 에코락갤러리는 ‘미술품 대중화’를 목표로 하림그룹 에코캐피탈(대표 장현근)이 세운 갤러리다.

    최근 미술품투자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술품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회사들이 여럿 설립됐다. 이 중 대부분은 공동구매 방식으로, 비싼 미술품을 여러명의 투자자가 함께 사서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이려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이와 달리 에코락갤러리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하는데 중점을 둔다. 애코락갤러리가 제공하는 ‘미술품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은 미술품 실거래가를 실시간 제공한다. 그 동안 아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갤러리 거래 데이터를 대중에게 공개했다는 의의가 있다.

    2020년 9월 기준 미술품거래소에는 총 2787건의 예술품 거래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에코락갤러리를 통한 미술품 판매 890건, 외부 판매(판매처가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에코락 갤러리 이외의 화랑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 진 것으로 추정) 1897건의 데이터다.

    또한 미술품거래소에서는 판매 완료된 작품 정보뿐만 아니라 판매중인 작품 데이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작품 정보(제목·작가명·재료·작품크기·제작연도·작품이미지)와 거래가격, 거래일뿐 아니라 가상전시와 작품리뷰, 실거래가 추이도 함께 볼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한국 예술 시장의 성장 및 발전의 측면에서 볼 때, 에코락갤러리의 미술품거래소 앱 출시는 매우 훌륭한 시도라 생각한다. 미술 시장의 참여자 수만 늘리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기존의 틀을 뛰어 넘어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어서다.

    미술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미술품거래소 앱 출시를 환영한다. 미술품거래소가 제공하는 예술품 거래 데이터가 단순한 기록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베이스화 되기를 희망한다.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활용가치가 아주 클 것으로 본다. 에코락갤러리의 행보를 기대한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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