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선물하기’ 서비스가 주목받는다. 플랫폼 업계가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서비스 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25일 추석을 앞두고 직접 선물을 전하는 대신 간편한 선물하기 서비스로 마음을 표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오는 추석 연휴 직전 3주(9월 1일~22일) 동안 '네이버 선물하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8월 13일~9월 3일)과 비교해 486% 늘었다. 주문건수는 245% 급증했다.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이 선물하기 이용률의 증가 이유로 분석된다. 2015년부터 제공된 선물하기는 앱에 연락처를 연동해 선물과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인공지능(AI) 개인화 상품 추천 기술인 ‘AiTEMS(에이아이템즈)’를 기반으로 성별·연령별 선호 선물 등을 추천한다.

네이버 선물하기 / 네이버
네이버 선물하기 / 네이버
네이버는 이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편하고 주요 기능을 내 서랍과 연동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했다. 또 선물하기 이용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1%를 추가 적립해주는 등 혜택을 강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자가 선물하기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며 "내 서랍에서 알림을 한눈에 확인하고 받은 선물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홈화면 상단에 위치한 내 서랍은 네이버 알림, 받은 메일, 톡톡 대화 등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개편으로 내 서랍에서도 선물 수신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도 선물하기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이 시장에 거는 기대가 높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올해 초 거래액 3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처음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출시 당시 거래량이 3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 1조200억원, 2018년 2조원을 돌파했다. 서비스 출시 9년 만에 거래량이 100배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주한 기업은 6000곳에 이른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선물하기 거래액은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별로 고른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7% 가량 증가했다. 특히 50대 이상 연령대의 거래액이 같은 70% 가량 늘며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이번 추석 연휴를 겨냥해 '추석 선물 기획전'을 열었다. 연령대별 수요를 고려해 명품부터 자체 PB 상품까지 제품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배송 주소나 날짜 등에 대한 고민없이 명절 기간 중 간편하게 선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번 추석 명절 동안 선물하기를 이용한 선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플랫폼 업계도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업계 전반으로 이 기능이 확대되는 추세다.

배달의민족은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임직원 추석 선물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민 쿠폰을 판매했다. 10월 중에는 친구나 가족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음식점, B마트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액권을 판매하는 식이다.

여기어때도 8월부터 모바일 티켓 서비스를 강화했다. 액티비티, 식음료 쿠폰 등을 구매하거나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다. 앱 하나로 숙소와 여행지 주변의 먹거리, 즐길 거리까지 손쉽게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소비 활동 자체가 모바일로 옮겨오고 있다"며 "모바일 티켓 서비스는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락인(Lock-in)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선물하기 기능이 새로운 효자 상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이용자의 신규 유입 효과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대면 소비 문화에 힘입어 시장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더해졌다. 선물을 직접 사서 전달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점이 선물하기의 강점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선물하기가 마음을 전하는 수단 정도였다면 이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으면서 일상화됐다"며 "시장 자체가 점점 커지면서 업체 간 경쟁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