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자본금 확충 산 넘어…신규 마케팅 박차
9월 한 달간 주주사 연계 이벤트만 5건
BC카드·NH투자증권 등과 시너지 본격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사업 정상화를 위해 9월에만 5개의 이벤트를 연달아 쏟아내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BC카드, NH투자증권, 우리은행 등 주요 주주사를 등에 업은 대규모 프로모션이다. 케이뱅크가 7월 자금 수혈에 성공한 뒤 사업 청사진을 구체화하면서 이문환 행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케이뱅크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케이뱅크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일반 투자자 청약증거금으로 최대 4500만원을 대출해 주고, 그 이자는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공모주 청약 시장에 투자하려는 '케이뱅크-NH투자증권 연계계좌' 고객 1만명이 대상이다. 받은 대출금은 빅히트 공모주 청약에만 쓸 수 있다. 빅히트는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힐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NH투자증권 연계 이벤트는 또 있다. 케이뱅크는 10월 4일까지 케이뱅크 앱을 통해 NH투자증권 '나무(NAMUH)'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최대 44달러(약 5만원)를 지급한다. 같은 기간 나무에 가입한 고객은 내년 3월까지 환전 수수료 우대율 100%를 적용받는다. 국가별로 0.25~0.40%에 이르는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율도 0.09%로 낮췄다.

주주사인 KT와 협업도 눈에 띈다. 케이뱅크는 9월 22일 적금 핫딜 이벤트를 진행했다. KT 공식 온라인몰 KT샵 '5시 핫딜'을 통해 응모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5% 적금 금리혜택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9월 23일까지 케이뱅크에 신규 가입한 경우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케이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로 KT 통신 요금을 자동이체 납부할 경우 최대 12만원을 환급한다. KT 올레tv를 통해 가입한 신규 고객에는 1만원 tv쿠폰을 100%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서는 우리카드와 제휴해 연 최고 10%의 금리를 제공하는 '핫딜적금X우리카드' 적금을 출시했다. 이는 시중 금리가 0%대인 시점에 두 자릿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으로 큰 이목을 끌었다. 8월에는 업계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1차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2차 신청을 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케이뱅크의 프로모션은 9월 한 달에만 무려 5개가 넘는다. 더구나 두 자릿수 금리 등 기존 금융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건이다.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관련 업계는 이문환 행장의 사업 정상화 의지가 담겼다고 분석한다. 올해 3월부터 케이뱅크를 이끄는 이문환 행장은 연내 사업 정상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경영 보폭을 넓혀 사업 정상화를 이끈다는 포부다. 2023년에는 흑자 전환도 목표에 뒀다.짧은 기간 내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주주사와 시너지를 내는 게 주효할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이는 케이뱅크의 내외부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이 안 돼 2019년 4월부터 1년 넘게 사실상 대출 업무가 중단됐다. 지난 7월 최대 주주로 KT의 자회사인 비씨카드가 낙점되면서, 신규 고객 모집에 물꼬를 텄다. 여기에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는 이미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데다, 내년에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 뱅크’가 출범한다. 빠른 시간내 경영 정상화는 물론 시너지 효과를 거둬야 하는 등 숙제가 산더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요 주주 및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고객 혜택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지속해서 내놓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