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해킹 당해도 환불 거절 넷플릭스 조사

입력 2020.10.03 06:00

# 직장인 A씨는 3월쯤 넷플릭스 계정을 해킹당했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로 가입을 하다보니 새로운 로그인 알람을 보지 못해 해킹 사실을 인지 하지 못했다. A씨는 로그인이 안 되길래 이용 기간이 만료된 줄 알고 새로운 이메일 아이디로 추가 결제까지 했다. 나중에 중복 결제를 인지한 A씨는 넷플릭스에 환불을 요청하다 해킹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해킹당한 계정의 환불을 요청했지만, 고객센터는 이용을 원치 않으면 다음달 결제되지 않도록 해지 절차를 도와주겠다는 답변만을 남겼다. 결국 A씨는 두 아이디 한 달치 이용 금액을 모두 지불해야만 했다.

넷플릭스 계정 해킹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넷플릭스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한 이후에도 여전히 환불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민원이 들끓는다. 공정위는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의 약관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넷플릭스도 함께 조사 중이다.

계정해킹 이용자가 받은 로그인 알림 이메일(왼쪽)과 넷플릭스 고객센터 채팅 내역 / IT조선
2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자신도 모르게 계정을 해킹 및 도용당해 이용도 하지 않았는데 결제가 됐을 때는 한국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A씨 사례처럼 이용권을 이용을 하다가 해킹 당했을 경우에 중도 해지를 통한 환불이 불가능하다.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국내 OTT보다 계정 해킹사례가 빈번하지만, 넷플릭스는 자사의 보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객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중복해서 사용하는 고객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해킹이라는 셈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넷플릭스 서버가 해킹당했다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용자가 다른 곳에서도 사용하는 아이디(이메일주소)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면 이를 무작위로 취합하는 해커들에게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다르게 사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라과이, 짐바브웨 등 너무 먼 지역에서 계정을 로그인한 사실을 이메일로 알려주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플랫폼도 다 비슷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만약 해킹으로 이용자가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비용을 지불한 건에 대해서는 중도해지로 인한 부분 환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정위, 넷플릭스에 다시 칼 빼드나

1월 공정위는 전 세계 경쟁당국 최초로 글로벌 1위 OTT 사업자 넷플릭스 6개 불공정 약관 시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넷플릭스 계정 해킹 피해를 호소하는 게시글 / 네이버 포털 검색화면 갈무리
당시 공정위는 넷플릭스 약관 중 회원의 책임없는 사고(계정해킹 등)에 대해 회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한 조항 시정했다. 회원이 해당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회원의 책임을 규정해 불공정성을 해소했다.

공정위는 약관 시정으로 소비자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피해 예방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이용자 피해가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7월부터 구독 비즈니스 모델의 환불 해지 약관을 대대적으로 조사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구독경제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장치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포함해 민원이 들어온 사례들은 다 살피고 있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해 11월까지 조사를 마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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