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분야 세계 최대 포럼 중 하나인 ‘2020 글로벌 담배 니코틴 포럼(GTNF)’에서는 혁신과 차별 규제가 집중 조명됐다. 21~2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GTNF에서는 과학자 의학자 등 학계와 규제 전문가, 담배 및 니코틴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쿠마무라 히로야’ 일본 AOI 국제병원 부원장은 "가열식 담배 제품(HTP) 출시 이후 화재사고가 감소하는 등 지금까지 HTP가 일본 경제에 기여한 효과가 2조8000억엔(31조원) 규모다"며 "아이코스 등 HTP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2016년 기준 18.3%였던 일본 성인 흡연률은 2018년 기준 17.8%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히로야 부원장은 "가열식 담배 제품이 청소년의 흡연 시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데릭 야흐(Derek Yach)’ 담배연기 없는 세상 재단 회장 는 "연간 70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13억명이 일반담배 제품을 사용하지만, 이러한 수치를 신속하게 줄이기 위해 아무도 제대로 일 하고 있지 않다"며 정책의 실패를 꼬집었다.

야흐 회장의 주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심이 되어 올바른 담배 규제를 이끌어 가야 하지만 기존 틀을 고집하면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흐 회장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규제 당국은 최근 ‘아이코스’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결정과 과학에 근거한 정보를 흡연자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해 전자담배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혼란을 겪는 일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코스 / IT조선
아이코스 / IT조선
담배 위해 저감을 위한 좋은 접근 방식과 사례로는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에 대한 차별화된 규제를 도입한 영국의 담배 관련 피해 감소, 미국 FDA의 아이코스에 대한 MRTP(Modified Risk Tobacco Products) 인가 등이 제시됐다.

GTNF에서는 세계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대체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접근법은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잘 구축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야 하고, 개발도상국에서 부족한 규제 기관이나 전문가를 고려할 때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적용 가능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이 논의됐다.

유해성 감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제품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새로운 담배 제품을 출시 할 때 안전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과학적 근거 없이 담배의 위해성 감소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전자담배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인식으로 인해 일반담배 흡연 보다 베이핑(Vaping)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과, 베이핑과 일반담배 흡연의 차이점을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전달하여 성인 흡연자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과학에 입각한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모이라 길크리스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과학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FDA의 결정에 따라 아이코스가 일반담배와 근본적으로 다르고, 미국 공중 보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위해성 정도에 기반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진 만큼 다른 국가들도 성인 흡연자들을 위해 FDA의 이번 결정을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의 경우 전자담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제한적인 접근이나 불공정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포럼에서는 필리핀과 인도에 대해 논의했다. 필리핀은 일반담배 흡연으로 인해 1년에 8만8000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 지출은 막대하다.

한편 인도정부는 2019년에 액상형(vapor) 전자담배 제품 사용을 금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금연용 니코틴 보조제품보다 2배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포럼에서 논의 됐다. 이처럼 과학적 사실을 무시한 채 시행되는 정책은 덜 해로운 대체재에 대한 성인 흡연자들의 접근성을 낮추며, 결과적으로 비흡연자들까지 포함된 공중 보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차별적 규제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화학적으로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유해 물질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며, 금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보건부는 금연 의사가 없는 성인 흡연자들에게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2025년까지 ‘금연 뉴질랜드’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전략 요소로 전자담배를 중심에 두고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