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또 모든 앱과 콘텐츠는 결제 수수료 30%를 내야 한다. 신규 앱은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적용이다.
구글 인앱결제는 뜨거운 감자다. 앞서 앱 개발사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구글의 인앱 결제 도입 계획을 반대해왔다. 결국 구글이 인앱결제를 내년부터 강제한다는 방침에 반대 측은 시장 지배자인 구글이 수수료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번 정책이 앱 생태계를 파괴하고 구글이 인터넷 산업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를 낸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구글 인앱 결제 정책에 실태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인앱 결제는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앱 마켓에서 제공하는 결제수단을 이용해 결제하는 걸 의미한다. 앱 개발자가 인앱결제만 선택할수 있는 경우가 있고 인앱결제와 자체결제 중 마음대로 선택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전자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앱스토어 방식이다. 후자가 지금까지의 구글 결제 방식이다. 인앱결제를 하면 앱 개발사는 앱마켓 사업자(애플, 구글 등)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그 동안 구글은 앱 개발자에게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않았다. 물론 게임의 경우는 인앱결제를 강제했지만 다른 구독서비스(스트리밍 서비스, 신문구독서비스 등)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구글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현재 이런 논란을 가져온 셈이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구글플레이가 전체 매출액의 60.8%를, 앱스토어가 24.3%를 차지한다.
현재 앱마켓 사업자는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통신판매중개업자에 해당할 수 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상 전기통신사업자에 해당하는데 2020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전기통신사업법상 앱 마켓 사업자에 해당한다. 앱 마켓 시장을 하나의 관련시장이라고 본다면 그 시장 내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는 구글은 앱 마켓 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에도 해당할 수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독점적인 사업자가 모든 앱 개발사로부터 30% 매출을 거둬들이는 셈이 된다. 반대 측에서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지적하며 반발하는 이유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연구 보고서에는 이러한 인앱결제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 1항 제5호 중 "전기통신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구글은 이미 애플이 시행하는 인앱결제 강제를 구글만 위법으로 보면 안된다고 반론할 듯 하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면 애플 행위도 동일하게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모든 비용 상승이 소비자에게 전가될지도 정확치 않다. 하지만 어쨌든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변경을 하면 앱개발자들은 이에 따르지 않을 수는 없다. 앞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권한 남용에 대한 규제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궁금하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서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한 바른에서 2011년부터 근무한 파트너 변호사다. 사법연수원 39기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대학원 공정거래법을 전공했다. 현재 바른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전문가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자문위원,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블록체인법학회 이사,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제1소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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