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급락했다. 장기 사업 전망에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9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 유튜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9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 유튜브
테슬라는 3분기 차량 출하 대수에서 전년 동기(9만7000대) 대비 44% 늘어난 13만9300대를 기록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3만7000대를 넘어선 결과다.

특히 보급형 세단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 출하가 전년 동기 대비 56% 넘게 증가한 12만4100대를 기록해 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3분기 전체 배송의 89%가 두 모델에서 발생했다.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은 올랐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일비 33.07달러(7.38%) 급락한 415.09달러로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장기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짚었다. 테슬라가 3분기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0년 전체로 봤을 때 당초 전망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실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9월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30~40%까지 늘어난 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7만7750대에서 51만4500대의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연말까지 50만대를 채우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2021년 인도 시장에 진출"
모건스탠리는 2030년 중국 시장 철수 ‘경고’

테슬라는 2일 인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일론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인도는 테슬라를 원한다"며 "내년(2021년)에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구체적인 시기를 현지 정부의 전기차 정책과 연관해 살펴볼 수 있다고 짚었다. 외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기차 사용과 제조 활성화에 점차 주력하는 상황에서 테슬라 진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가 2030년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갈등으로 자율주행차 서비스가 중국에서 불가해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현지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점도 이같은 비관론에 사유를 더했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초기와 달리)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 오포 등에 밀려 크게 잠식됐다"며 "테슬라 역시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