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행과 환수를 맡고, 유통은 민간이 담당하는 실제 현금 유통 방식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지급준비예치금·결제성예금과는 별도로 전자적 형태를 띠는 중앙은행 발행 화폐) 파일럿(시험) 체계가 가동된다.

7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앞서 7월까지 CBDC 기반 업무(설계·요건 정의, 구현기술 검토)를 마치고 이를 바탕으로 2단계 사업인 ‘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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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에 해당하는 CBDC 시험 체계는 제한된 환경에서 CBDC 시스템 정상 동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컨설팅 사업에서는 CBDC 업무 과정과 양식이 설계되고 내년 추진할 CBDC 시험 체계 구축 사업의 세부 실행 계획이 마련된다.

CBDC 발행·환수 관련 업무는 한은이 담당하고, 유통 업무 등은 민간기관이 맡는 민관 협업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CBDC 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 등을 기록하는 CBDC 원장은 분산원장(블록체인) 방식으로 관리한다.

한은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일반 개인·기업을 상대로 CBDC를 직접 발행·유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금처럼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 유통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내년 한 해 동안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험할 계획이다.

한편 한은은 대내외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CBDC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간 CBDC는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금융 포용성을 높이고자 시범 발행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스웨덴과 중국 등이 현금 이용 감소, 민간 디지털화폐 출현 등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 준비에 나섰다. 올해 1월에는 스웨덴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이 CBDC 연구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